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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차한잔] 서정호 사장 경영철학과 스타일

"불필요한 일은 모두 버리자"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서정호 사장의 집무실 책상 한구석에는 고려 말기의 선승인 나옹 혜근 스님의 한시가 반듯하게 적혀 있다. 무념과 무욕의 정신을 담은 이 시 구절에는 29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해온 그의 정신이 담겨 있다. 서 사장은 지난 76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래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한눈팔지 않고 해운 항만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일해온 청백리였다. 그러나 그에게서 흔한 공무원 관료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외적 형식과 권위보다는 효율과 능률을 중요시하는 공무원답지 않은 그의 스타일 때문이다. 서 사장은 취임과 함께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 편지에서 “불필요한 일은 모두 버리자. 일을 하는 가치 판단의 기준은 그 일이 인천항의 경쟁력을 얼마나 높이고 인천항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기업처럼 업무 생산성과 효율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이다. 이 같은 경영원칙은 창립 3개월밖에 안된 인천항만공사의 업무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서류로 일한다’는 공무원 특유의 업무 스타일에서 벗어나고 문서작성에 지나친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모든 회의 자료는 한 쪽을 넘기지 말라는 독특한 지시를 내렸다. 인터넷 결재 시스템에는 ‘경영자에게 바란다’ 코너를 만들어 직원 누구라도 직접 회사운영과 관련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서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사장이라고 어려워할 것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인천항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천항의 민간운영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은 열린 경영을 추구하겠다는 의지가 가득 담긴 메시지다. ◇약력 ▦54년 충남 연기 출생 ▦73년 천안고등학교 졸업 ▦75년 제17회 행정고시 합격 ▦76년 해운항만청 행정사무관 임용 ▦77년 한양대 법학과 졸업 ▦86년 미국 워싱턴대 해사학 석사 ▦93년 주중 한국대사관 해무관 ▦97년 해양수산부 공보관 ▦2003년 해양수산부 기획관리실장 ▦2005년 인천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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