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기준 프랑스 기업의 기부금액 가운데 문화예술 부문은 39%나 된다. 반면 국내 기업의 경우는 2%에 불과하다. 프랑스는 2003년 예술지원금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해 10년간 기부금액이 5배나 늘었다. 미술 등 예술시장 성장의 마중물은 기부에서 나오지만 한국은 제도나 의식 측면에서 기부문화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통구조가 투명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미술시장은 비자금을 은닉하는 온상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러다 보니 기부는커녕 거래 자체가 크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창의성과 다양성이 근간인 문화산업은 현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의 뿌리다. 뿌리가 튼실해야 서비스·제조 등 제반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과 융복합이 이뤄지며 새로운 경제성장의 역사를 쓸 수 있다. 어느 정도 먹고사는 시대가 지나고 국민의 문화향유 욕구가 커지면서 문화예술이 '문화적이기는 하지만 돈은 안 되는' 순수 분야라는 인식에서 '돈도 되는' 분야로 시대가 바뀌고 있는 점도 문화산업을 밝게 하는 긍정적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문화예술에 대해 대중화·산업화·세계화 등 세 가지 관점에서 동시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보다 친근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대중화, 자생력을 키우고 콘텐츠로서 가치를 높이는 산업화, 국제사회로 퍼지며 한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세계화가 같이 이뤄져야 본격적인 문화융성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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