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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리먼파산 1년] "위기 안끝났다" 세계경제 비관론 여전

화이트 "과잉 유동성으로 全분야 버블 우려"<br>루비니 "美소비 위축에 어려운 시기 올 것"<br>로저스는 "올해나 내년께 통화 위기" 경고

(좌)윌리엄 화이트 전 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세계 경제는 의심할 여지없이 더블딥(경기 상승후 재하강)으로 향하고 있다." (우)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올해나 내년에 통화위기가 발생 할 수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소비지출 위축으로 미국 경제 어려운 시기 맞을 것"

금융위기 1주년을 맞아 미국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앞길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결제은행(BI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원로 경제학자 윌리엄 화이트는 각국의 경기 부양책이 단기 효과를 낼지는 모르나 '미래 위기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도 금융위기 1주년을 맞아 미국 경제에 대한 특유의 비관론을 재확인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화이트는 14일 홍콩에서 열린 시보스 회동에 참석, "우리가 W자형(더블딥의 다른 표현) 회복으로 가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거의 확실하다'고 대답하겠고 또 L자형(장기침체)이겠느냐는 질문에도 결코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는 의심할 여지없이 더블딥으로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트는 "지금 상황에서 빠르고 지속 가능한 회복이 이뤄진다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취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경기부양책이 앞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과잉 유동성은 증권에서 상품ㆍ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버블을 만들고 있으며 금융당국이 잘못된 출구 전략을 쓰게 되면 이는 즉각 인플레이션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위기를 예견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루비니 교수도 14일 미 경제 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소비지출 위축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붕괴의 여파로 미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신용시장은 여전히 경색돼 있으며 소비자들이 지출보다 저축을 더하려 들면서 앞으로 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몰락하고 주택가격도 내년에 12%가량 더 떨어져 주택 가치보다 모기지 빚이 더 많은 주택 소유자가 절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짐 로저스도 "최악의 경제위기는 끝나지 않았으며 과도한 채무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나 내년에 통화 위기(Currency crisis)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비관론에 가세했다. 그는 14일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회복세는 지난해에 소비가 급격히 감소했던데다 사람들이 일부 필수품을 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면서 "끔찍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부채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중국이 세계를 침체에서 구해줄 것이라는 희망도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버냉키와 그린스펀이 미국에 '정실 자본주의'를 가져왔고 이것으로는 세계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이미 보호주의 관행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의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고 있어 올 가을이나 내년쯤 통화문제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밖에 JP모건체이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브루스 캐스먼도 14일 이번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부터의 회복 속도는 2차대전 이후 가장 느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이 겪은 과거 10차례의 경기침체는 대부분 빠른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이 침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평균 12개월이 걸렸다"면서 "그러나 이번 경기침체의 골이 워낙 깊어 분기 성장률이 내년에 3.5%를 나타낸다고 해도 경기침체 이전의 GDP 총액(13조4,200억달러)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 같은 비관적 전망과는 달리 케네스 루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는 15일 메릴린치 인수 1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에서 가진 강연에서 "깊은 불황 뒤에는 강력한 회복이 오는 법"이라며 "향후 세계경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장담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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