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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연친화적 葬事문화 도입을

최주섭 <경희대 생물학과 겸임교수>

[시론] 자연친화적 葬事문화 도입을 최주섭 감사원은 이달 초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화장장(火葬場) 등 장사 시설 설치와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화장 수요에 비해 화장로가 부족하고 석물을 이용한 호화 대형 납골묘가 편법 설치되고 있으며, 화장 증가에 따른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대책 미비 등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제 장사문화의 현황과 문제점을 공론화해 국토보전, 생태학적 건전성, 경제성 측면에서의 적정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미래의 장묘방식 ‘수목장’ 우리 조상들은 사람을 자연의 일부분으로 간주하고 사람이 태어나 살다가 죽으면 대부분 들이나 산지에 매장했다. 자연생태학의 기본원리를 보면 녹색식물은 흙 속에 있는 영양물질과 태양으로부터 햇빛을 공급 받아 광합성작용을 하여 영양물질을 생산한다. 사람은 녹색식물이 생산한 영양물질을 섭취해 성장하고 활동을 한다. 그리고 사람이 죽으면 땅속의 미생물에 의해 서서히 분해돼 흙의 성분인 미량요소가 된다. 결국 사람은 빈손으로 흙에서 태어나 빈손으로 흙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피할 수 없다. 명당 터는 아니더라도 사후 매장방법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의 여건에서는 일년에도 100만평 정도의 땅이 필요하다.그러나 후손들이 바라는 적합한 용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필자는 1997년 언론을 통해 화장이나 꽃 공원 속의 납골당의 보급을 주장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전국의 화장률은 1998년도 27.5%에서 2003년 46.3%로 급증했으며 서울시는 60%를 초과했다. 화장 후 유골은 산과 강에 뿌리기도 하지만 문중ㆍ종교단체 또는 재단법인 형태로 설치한 대규모 납골시설에 안치하고 있다. 앞으로 매장보다 화장 후 납골당을 선택하는 국민들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한편 대도시의 화장로는 턱없이 부족한데도 님비현상으로 신규 설치는 너무나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시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 설립계획이나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의 추모의 집 건립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백지화되거나 보류되고 있다. 납골당의 경우 수톤의 석재시설이 설치되면 오히려 매장보다도 자연훼손을 초래하고 미관상 어울리지도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스위스나 독일ㆍ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 수목장(樹木葬) 방식이 공론화되고 있다. 수목장이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특정한 나무 밑에 묻는 자연 친화적 장묘 방식의 하나다. 죽어서도 나무와 함께 상생한다는 점과 후손들이 수시로 와서 나무를 가꾸며 추모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나무”라는 작은 푯말이 나무에 걸려있을 뿐 국토자원을 훼손하는 일도 없고 토지를 점유하는 일도 없다. 선진국 벤치마킹 선행돼야 우리나라는 산지가 65% 이상 이어서 국민 정서가 허용된다면 수목장은 미래의 장묘방식으로 적합한 방법이다. 다만 수목장의 도입에 앞서 유럽 등 선진국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우리의 정서에 맞는 중장기대책을 세워야 한다. 수목장의 규모, 수목장의 관리 방식, 영생목(永生木)의 보호, 적정한 장례비, 운영관리 주체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수목장은 산림자원의 훼손도 없다. 장례비용도 저렴하다. 그리고 생각 날 때마다 식구들 모두가 함께 찾아가 나무를 가꾸는 장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도시의 화장로 확충에 대한 갈등 조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5/07/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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