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센텀시티에 입주한 A업체 B사장은 지난 주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린다. 수영강변로를 따라 신세계 센텀시티점에서 선회해 회사로 가야 하는데 인근에서부터 도로가 마비돼 중요한 바이어와의 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었다. 하마터면 계약이 파기될 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B사장은 “센텀시티점 부근의 교통체증으로 5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30분이나 걸리는 바람에 6개월간 준비해온 프로젝트가 날라갈 뻔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부산의 ‘테헤란벨리’로 불리는 센텀시티 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한 수백여개의 정보기술(IT) 기업 등 업체들은 센텀시티점 일대 도로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으로 불만이 가득하다.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의 만성적인 교통대란은 왜 생겨난 것일까. 원인은 센텀시티 중심부에 위치한 ‘신세계 센텀시티점’ 때문이라고 입주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지난 2년간 다녀간 차량만 540만대에 달한다. 하루 평균 7,400여대 꼴이다. 이들 차량의 백화점 진출 때의 병목 현상이 센텀시티의 교통혼잡을 불러오는 셈이다. 사실상 이 일대 도로의 만성적인 교통체증 주범으로 여겨진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이 같은 교통체증을 유발한 대신 부산 시민들에게 돌려주는 보상은 어느 정도 일까. 한해 고작 5억원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우동에 위치한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2010년 교통유발부담금으로 5억 5,540만원을 납부했다. 교통유발부담금은 교통유발 원인이 되는 시설물의 소유자에게 사회적 경비의 일부를 부담케 한 제도. 용처에 따라 각각 파악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닥 면적과 단위부담금, 교통유발계수의 곱으로 계산한다. 센텀시티점의 경우 총 부가면적 18만1,029㎡(총 면적29만3,900여㎡)에 단위부담금은 500원, 교통유발계수는 7.21이다. 단위부담금은 시설물의 각층 바닥 면적 1㎡ 당 350~700원으로 하되 지역교통여건을 고려, 조례로 정한다. 센텀시티점의 경우 공시지가가 1㎡ 당 270만원으로 부산광역시 교통유발부담금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단위부담금이 500원이다. 공시지가는 3.3㎡ 당 890만원대 수준. 그러나 센텀시티 내 상가의 땅값 시세는 3배를 넘는다.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지역의 소규모 상가 시세는 3.3㎡ 당 3,000만~4,00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센텀시티 인근 상가 시세는 부산지역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센텀시티점의 단위 부담금이 주변 지가에 비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시지가가 턱없이 낮게 책정됐고 결과적으로 센텀시티점의 교통유발부담금도 현실과 동떨어진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센텀시티점 때문에 빚어지는 교통체증으로 낭비되는 사회적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입주업체와 시민들은 공시지가를 현실화해 만성적인 교통체증의 주범인 센텀시티의 단위부담금을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입주업체의 한 관계자는 “센텀시티 인근에는 전시관, 쇼핑, 맛집, 숙박시설 등이 있으나 센텀시티점에 몰리는 차량으로 교통체증이 발생, 접근성이 떨어져 해외 바이어를 맞이하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센텀시티점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공시지가와 시세는 다르다.”면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조례상 단위부담금이 500원으로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