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대기업과 같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많은 돈을 장악하고, 세금도 최대한 적게 내고, 정부 간섭도 받지 않으니까."
영화'대부'속 마피아 거물인 마이클 콜리오네가 마피아와 대기업이 공통적으로 지닌 어두운 속내를 꼬집어 말한 대목이다. 이 책은 이처럼 각 장마다 영화의 한 장면을 인용해 신 자유주의가 낳은 한국 경제의 명암과 현실, 대안과 비전을 분석한다. 의료·주거·교육·치안 등 국민의 4대 기본 수요가 왜 중요한지를 영화'존 큐'와'모래와 안개의 집'의 한 장면을 인용해 설명하거나, 영화'모던 타임스'에서 노동의 생산성 개념을,'브라질'에서 관료주의의 폐해를,'폴링다운'에서는 무너진 사회적 자본의 현주소를 짚어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 기획예산처장관으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진두 지휘했던 저자는"한국 사회가 행복해지려면 경제 운용의 목표를'복지 성장'으로 바꾸고'성장 주도형 복지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 전 장관은 또 한국 경제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방안으로 성장 개혁, 재벌 개혁, 노동 개혁 등 3대 구조 개혁을 제안하고 재벌 실명제, 모병제 도입, 행정고시 폐지 같은 과감한 정책 수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특히 재벌 개혁에 대해선 헌법 제119조 2항의'경제 민주화'조항을 근거로 삼는 대신 헌법 제11조 2항의'특수 계급 인정, 창설 금지'조항을 적용해 문어발 가족경영으로 인한 재벌의 폐해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 정책이 실행되면 모든 국민이 상향 평준화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1만 3,800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