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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아세안에 물량 공세

中, 인프라 투자에 21조원 차관

영유권 분쟁국에 협력조약 제안

日, 미얀마·比에 4,400억원 지원

안보협력 강화 대중포위망 구축

영유권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중국과 일본이 막대한 자금을 뿌리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경쟁적인 구애공세를 펴고 있다.

14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열린 제17차 아세안+중국 정상회의에서 아세안 국가의 인프라 사업 투자를 위해 200억달러(약 21조9,2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200억달러는 '우호차관' 100억달러와 '인프라 구축 차관' 100억달러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 경제일보는 인프라 구축 차관이 동남아 국가들의 금융권에 지원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통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위안화를 쏟아붓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한 '신(新)실크로드'와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위한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위해 대규모 기금을 조성,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구축에 뿌리고 있다. 이미 1,000억달러(초기 500억달러) 규모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을 알렸고 중국이 전액 부담한 400억달러의 실크로드기금도 투자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경제와 함께 정치적인 우호의 손길도 내밀고 있다. 리 총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필리핀 등이 포함된 아세안과의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의사를 밝혔다. 중화권 매체들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15~16일 이틀간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G20에서도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주창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와 일대일로 전략을 다시 한번 주창하며 세계 경제 주도권 확보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 17일 호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아시아 경제통합에 한발 더 나아갈 방침이다.

아시아 지역 내 주도권 장악을 위해 중국이 정치·경제적 힘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 역시 아세안 국가들에 수천억원의 자금제공을 약속하며 '구애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2일 네피도에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만나 인프라 구축지원 명목 등으로 260억엔(약 2,471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하천정비 등을 위해 약 200억엔(1,900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동남아 방문을 계기로 필리핀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의 해상보안 능력 향상을 위해 일본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대중 포위망' 구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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