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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명승지 코스 40곳 넘어… 한국 서울·제주 등 달랑 3곳

■ 유커 한·일 관광 "너무 차이나"

그나마도 쇼핑으로 일정 빼곡


중국 3대 여행사인 진장국제여행사(錦江國際旅遊) 웹사이트에는 '매력만점 도쿄 여행 4박5일' 상품이 있다. 일왕이 사는 궁 정원 고쿄가이엔(皇居外苑), 목조다리 니주바시(二重橋) 등 일본의 역사가 담긴 명승지 코스로 각 명칭의 유래와 의의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 있다. 5일 일정 중 쇼핑 자유시간은 반나절뿐이다. 도쿄만이 아니다. 고대 수도 교토를 비롯해 오사카·나고야·벳푸·홋카이도 등 지역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상품이 40개를 넘는다.

반면 한국 상품은 서울·부산·제주 등 달랑 3개다. 그나마도 문화관광이라기보다 천편일률적인 쇼핑관광으로 도배돼 있다. 서울 여행의 경우 의류와 화장품 등을 사는 동대문·명동이나 각종 면세점 일정이 빼곡하다. 경복궁·덕수궁·남산타워·북촌한옥마을·청계천 등은 시간이 되면 찾는 옵션 일정으로 붙어 있다. 경복궁 등 명소 소개도 역사적 의미에 방점을 둔 게 아니라 한류 드라마와 연관돼 있다. '매력만점 한국 여행 4박5일' 일정에 포함된 경복궁을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1회에서 여주인공 천송이가 야외촬영을 한 장소라고 소개했다.

한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인천항에 만난 유커(중국 관광객) 첸후쯔씨는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고 싶어 왔는데 명동과 동대문 중심의 쇼핑밖에 없다는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외국 관광객 2명 중 1명꼴인 유커는 올해 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유커의 숙박 수요 등이 내수 활성화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유커 관광이 쇼핑·한류에 기댄 유행성 상품이라 중국 경기나 정책 시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철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관광이 쇼핑 중심이다 보니 문화적인 만족도가 떨어져 유커들의 재방문 의사가 적다"고 꼬집었다. 쇼핑 일변도 관광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서울·제주 등으로 제한된 관광에서 탈피, 정부가 지자체와 연계해 명승지를 둘러보는 다양한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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