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축한 연수구 선학경기장과 남동·계양경기장 등 3개 경기장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에는 아울렛 등 대규모 유통시설을 유치해 수익사업을 펴기로 했다. 이들 경기장들은 아시안게임 이후 활용도가 떨어져 수익성은 낮아지고 데 반해 매년 시설 개보수 등 운영비로만 수백억원이 들어가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서구 아시아드 주 경기장을 비롯해 선학·남동·계양 등 3개 경기장의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대형 유통시설은 물론 근린생활시설이나 의료·연구시설 등을 집중 유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천시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주경기장 VIP실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설명회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복합쇼핑몰·대형할인점 등 30여개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설명회에서는 수익시설 구성계획을 설명하고 입찰공고, 사업자 선정 등 향후 절차를 안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달 주경기장 11만3,000㎡ 중 4만2,000㎡의 용도를 행정재산에서 할인점·아울렛 등 수익시설을 유치하기 위한 일반재산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경기장 1층에는 할인점(1만3,000㎡)·아울렛(1만1,000㎡)·영화관(7,500㎡), 2층에는 음식점·문화센터(5,600㎡), 3층에는 연회장·예식장(4,500㎡)을 유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내년 1∼2월 입찰공고 및 사업자 선정 후 내부 공사를 거쳐 3월쯤 수익시설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중 선학·남동·계양 등 3개 경기장을 민간 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국비를 지원받아 경기장을 건설했는데 이를 매각할 경우 문체부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민간사업자가 매입을 신청해 올 경우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천시는 최근 시의회에도 아시아드 주경기장, 남동·선학·계양경기장의 경우 주변의 대규모 유휴 부지와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며 민간에서 사업제안이 들어오면 관리비 부담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해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주 경기장 연간 운영비는 50억원에 달하는 등 아시안게임을 위해 신설한 경기장 운영비만 연간 100억원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자치구의 재정부담이 만만찮다.
최근 남동구는 연 10억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해 남동체조경기장 관리권을 시에 반납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재정부담 해소를 위해 인천시가 주경기장에 유통시설 유치는 물론 선학경기장 등에 대한 매각작업도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법적 절차가 남아 있고 아시안게임을 위해 토지수용 된 주민들이 환매권을 주장할 경우 경기장 매각에 다소 차질이 있을 수는 있지만 재정이 바닥난 지자체로서는 경기장 운영비 부담 등을 어떻게 해서든 해소하려고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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