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58·사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세계 최고 부호 자리를 5년 만에 되찾았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공개한 '2014년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게이츠는 760억달러(약 81조4,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회복했다. 게이츠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위 부호로 랭크됐으나 MS 주식가격 상승에 힘입어 한해 동안 자산규모를 90억달러나 불렸다.
포브스는 왕족 및 독재자를 제외하고 자산 10억달러 이상을 보유한 전세계 억만장자 1,645명의 자산을 집계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앞서 4년간 1위를 고수했던 남미 이동통신사 아메리카모빌의 카를로스 슬림(74) 회장은 게이츠의 약진으로 2위로 밀려났다. 멕시코 출신 갑부인 슬림은 원자재 투자실패로 10억달러의 손실을 내 전체 자산규모가 720억달러(약 77조1,000억원)로 줄었다.
패션브랜드 '자라' 등을 소유한 스페인 의류기업 인디텍스의 아만시오 오르테가(77) 회장은 자산 640억달러(약 68조5,000억원)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83)이 582억달러(약 62조3,000억원), 오러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69)이 480억달러(약 51조4,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각각 4위와 5위에 선정됐다. 한해 동안 자산을 가장 많이 불린 인물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29)로 그의 자산은 기업공개(IPO) 이후 주가상승에 힘입어 285억달러에서 437억달러로 53%나 급증했다.
아시아인 가운데 최고 부자는 20위에 오른 리카싱(85) 홍콩 청쿵그룹 회장으로 보유자산 규모는 310억달러(약 33조2,000억원)였다. 전체 억만장자 중 한국인은 모두 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102위에 오른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의 자산이 111억달러(약 11조8,0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정몽구(75)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8억달러(202위)로 뒤를 이었다. 이재용(45) 삼성전자 부회장은 45억달러(328위), 정의선(42)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34억달러(466위)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호 순위에서 여성 갑부의 숫자는 지난해보다 32% 급증한 172명에 달했다. 전체 억만장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역대 최고인 10%로 상승했다. 전세계 억만장자 수 역시 약 20% 가까이 증가하며 지난 192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명단에 오른 부자들의 자산을 모두 합치면 6조4,000억달러(약 6,858조원)로 지난해의 5조4,000억달러보다 1조달러가량 많았다. 한편 출신지별로는 미국인이 4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468명), 아시아(444명)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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