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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돈'으로 인식되던 지난 2006~2008년. 그 중심에 있던 강남권 저층 재건축 아파트값은 현재 얼마나 올랐을까.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의 대표적 저층 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가 최초 분양가 대비 평균 3억5,000만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자이, 잠실동 엘스·리센츠, 도곡동 렉슬 등 2,000가구 이상의 5개 단지, 전용 84㎡ 시세를 조사한 결과다.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도곡주공을 재건축한 렉슬이다. 최초 분양가 5억8,212만원이었던 이 아파트는 현재 11억7,500만원으로 무려 101.8%의 상승률을 보였다. 분양시기가 2003년으로 다른 4개 단지에 비해 빨라 분양가가 저렴했던 데다 부동산 황금기라고 불렸던 2006년 입주가 시작되며 시세가 급등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2006년에는 서울 아파트값이 30%가량 상승할 정도여서 도곡 렉슬의 경우 2007년 시세가 13억원이 넘기도 했다"며 "2008년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이후 반등을 거듭하며 현재 시세를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곡렉슬의 뒤를 이은 것은 고층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다. 리센츠의 경우 현재 시세가 9억5,000만원으로 분양가 6억2,190만원 대비 52.7% 상승했다. 2009년에는 10억4,000만원에 달할 정도였지만 2012년 8억7,5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시세를 회복했다. 엘스 역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10억원을 웃돌다가 소폭 하락해 현재 9억5,500만원으로 분양가(6억8,000만원) 대비 40.4% 오른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자이의 경우 각각 30.1%, 22.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단지 모두 2008년 10억~11억원선에 분양한 후 2010년 13억9,000만~15억원까지 올랐지만 시세가 하락하며 현재 13억3,000만~14억4,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특이점은 분양가가 2,000만원가량 더 비쌌던 래미안퍼스티지의 시세가 분양 이후 더 강세를 보여 꾸준히 자이보다 1억원가량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포동 M공인 관계자는 "입주 당시에는 자이의 단지규모가 더 커서 평가가 좋았지만 이후 래미안이 학군과 한강 접근성 면에서 좀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5개 단지 전셋값의 경우 입주 당시보다 평균 3억원가량 올랐다. '전셋값 폭등'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는 결과로 도곡 렉슬은 2007년 4억6,500만원에서 현재 8억6,500만원으로 4억원이나 뛰었다. 반포 자이는 2009년 6억2,500만원에서 9억8,500만원으로 3억6,000만원 상승했고 잠실 엘스도 같은 기간 3억7,5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2억7,500만원 올랐다.
이밖에 잠실 리센츠 전셋값이 현재 6억5,000만원으로 2009년 3억9,500만원보다 2억5,500만원 상승했고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2010년 8억1,500만원에서 2014년 10억2,500만원으로 2억1,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동 P공인 대표는 "강남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입지와 학군이 우수한 장점이 있어 한번 거주하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꺼린다"며 "대부분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매매로 갈아타면서 눌러앉으려고 하기 때문에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매매 시세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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