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품 교역량이 지난해 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소비자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데다 제조업 분야가 활기를 지속한 덕분이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12월 전세계 상품 무역규모가 전월에 비해 4.8%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년간 가장 높은 월별 증가율이다. 또한 분기별 기준으로 지난해 4ㆍ4분기 교역량도 전분기에 견줘 6%가 증가했다. CPB는 "상품 교역의 급속한 회복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세계 무역시스템에 영속적인 피해를 끼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금융위기로 인한 피해가 끝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세계 상품교역 규모는 금융위기의 정점인 지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1월 사이에 약 20%가 줄어들었다. FT는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무역량의 급락이 처음에는 무역신용의 부족 등 공급측면의 문제이거나 보호주의의 확대 때문이라고 생각하다가 최근에는 단순히 수요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리처드 볼드윈 제네바 국제대학원 교수는 "소비자들이 금융위기에 따른 불안감으로 상품무역의 60~70%를 차지하는 내구성 소비재에 대한 소비를 줄였고 관련업계는 투자를 동결했다"면서 "2009년 중반 이후 이들 상품에 대한 소비가 재개되면서 상품 교역규모도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제조업 경기는 올 들어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1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지난 2월 제조업 지수는 56.5를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 ISM 제조업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확장을, 낮으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 소비가 아직 부진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제조업이 이끌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FT는 특히 제조업 분야의 탄탄한 회복세가 고용상황 개선에 큰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교역량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조업 활기가 일자리 창출효과로 인한 소비증가로 연결되며 이에 따라 상품 공급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 노버트 오어 ISM 회장은 "제조업 경기가 이 정도 수준이면 제조업체들은 신규 수주가 있는 분야를 위주로 고용을 늘리면서 생산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월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가 전달의 55.8보다 낮은 52.0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12개월째 50을 웃돌고 있다. 특히 인도는 HSBC은행이 집계한 PMI가 지난 2월 58.5를 기록, 20개월래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볼드윈 교수는 "신흥국가들은 이번 금융위기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았기 때문에 다시 빠른 속도로 살아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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