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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D-1, 우리 지역 후보공약 좀 꺼내보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말 대선 전초전 성격을 지닌 이번 총선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많은 설문조사 결과 이번에는 당보다 인물을 보고 찍겠다는 유권자의 비중이 지난번 총선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이 실제로 인물을 고르고 판단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유권자들이 단 30분이라도 여기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이번 총선은 민의가 그나마 제대로 반영된 선거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우선 이번 총선에서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전반적인 트렌드와 윤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인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가 각 후보에게 받은 '의정활동계획서'를 분석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가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국 각 지역 대부분 후보의 공약, 실천계획, 재원조달 방법 등도 담겨 있다.

후보자 5대 핵심 공약은 복지, 국책사업 유치, 산업단지조성ㆍ건립, 도로건설 등에 몰려 각각 20~21%의 높은 비율을 나타났다. 사업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실천계획 역시 과거 선거 때와 같이 국비ㆍ지방비ㆍ민자유치 등 막연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사업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현직인 18대 국회의원의 공약 중 보류 폐기된 291건을 살펴본 결과 81%가 지역민원성 개발공약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총선 후보들이 내건 지역개발 공약도 대부분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좋다.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업을 어떻게 유치하고 이를 위해 어떤 투자환경을 개선해나가겠다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거의 담겨 있지 않다.



역대 선거와 크게 다름이 없는 이런 공약 홍수 속에서도 작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나 구체적인 실천안과 일정을 담은 공약을 제시한 후보가 있다면 그에게 눈길을 줘야 할 것이다.

총선 공약은 나라와 지역의 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겠다는 청사진이다. 그런 청사진 자체가 고답적이거나 허황되다면 그 후보는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유권자들은 이제 '스마트'해져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 자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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