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통영고에 축구부가 없어 학교를 옮겨야 했는데 이렇게 명예졸업장을 받게 돼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김호(65ㆍ사진) 대전시티즌 감독이 12일 통영고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경남 통영 출신의 걸출한 축구스타 중 한명인 김 감독은 이날 오전 통영고 제63회 졸업식에서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50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가슴에 안았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두룡초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다. 통영중에서 선수생활을 한 그는 통영고에 입학했지만 축구부가 없어 1학년만 마치고 부산 동래고로 전학해야 했다. 김 감독은 "아쉬움을 안고 부산으로 떠났는데 이렇게 졸업장을 받게 될 줄 몰랐다"며 "내가 한때 다녔던 곳, 고향 친구들이 공부한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게 돼 참으로 기쁘고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10대 때 고향을 떠났지만 "고향 통영은 언제나 포근함과 꿈을 주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말하는 김 감독의 고향 사랑은 각별하다. 그가 감독을 맡고 있는 대전시티즌 프로축구팀은 통영을 겨울 전지훈련지로 선정, 지난달 8일부터 이곳에서 훈련했다. 고향 통영이 겨울에 따뜻하고 먹거리도 풍성해 축구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 빽빽한 훈련 스케줄 속에서도 시간을 내 통영중ㆍ고 후배들에게 축구 노하우를 전하고 지역 축구인들과 고향 친구들을 만나 지역축구발전을 위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통영고 명예졸업생이 된 김 감독은 졸업식이 끝난 이날 오후 통영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열흘간 전지훈련을 떠났다. 한편 진의장 경남 통영시장도 통영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진 시장은 3학년 1학기까지 이 학교를 다니다 서울 숭실고로 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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