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는 레알 바야돌리드 유스팀에 들어가는 심성호라는 선수의 입단식을 봤다. 바야돌리드는 리그 우승이나 국왕컵 우승 등 주요 타이틀은 없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팀이다. 유명한 선수들도 숱하게 거쳐갔다. 지난 시즌에는 2부 리그에 있었지만 올 시즌 1부로 올라선 팀이다. 바야돌리드는 70% 이상이 자체 유스팀에서 성장한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심성호의 유스팀 입단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최근에는 스페인 언론을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널 소속인 박주영의 소식을 접했다.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 구단으로 임대된다는 뉴스였다. 셀타 비고는 스페인 내에서도 명문으로 통하며 데포르티보 구단과 함께 갈리시아 지방을 대표하는 팀으로 꼽힌다. 그들이 맞붙는 '갈리시아 더비'는 엄청나게 치열하며 구름 관중을 끌어 모은다. 셀타 비고가 이제 막 1부 리그로 다시 승격한 팀이고 주급 등의 조건도 안 맞아 이적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던 박주영은 이적시장 마감 직전 마음을 돌려 비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대환영이다. 프리메라리가에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셀타 비고뿐 아니라 바야돌리드, 거기에다 현재 2부 리그에 있는 절반 이상의 팀들은 클럽의 역사와 명성, 경기 수준이 대단하다.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꿈은 크고 높게 꾸되 당장의 행선지가 화려한 클럽이 아니라 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 말이다. 일정 수준의 환경이 갖춰진 팀이라면 일단 안착하는 것도 좋다. 한 발짝씩 뻗어나갈 수 있는 길은 그 속에도 얼마든지 열려 있다. /페페 세레르(대교바르셀로나 축구학교 총감독ㆍ바르셀로나 유스팀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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