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국세청이 “권 회장이 빼돌린 은행예금 350억원을 대신 납부하라”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압류 대상이 되는 재산은 법적 효력이 미치는 범위 내의 재산이어야 한다”며 “해당 예금 채권 소재지는 국내가 아니라 홍콩으로 봐야 하는 만큼 국세청의 국세 체납 처분권이 미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5월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있는 시도상선 자회사 ‘시도카캐리어서비스(CCCS)’가 보유한 예금 규모 350억원대의 계좌를 압류했다. 그러나 권 회장이 이에 반발해 홍콩 법원에 소를 제기, 홍콩 법원으로부터 ‘압류 중지’명령을 받아내고, 이후 350억원을 전액 인출하자 이를 우리은행의 책임으로 물었다.
국세청은 재판 과정에서 “우리은행 본점을 통해 홍콩지점의 계좌를 압류한 만큼 압류 해지 조치로 권 회장이 찾아간 돈을 본점이 대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은행은 “해외지점이 외국법원의 결정으로 압류 해지된 것을 국내 본점에 묻는 것은 부당하다”고 맞서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