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9순회항소법원은 이날 "캘리포니아주의 동성결혼금지 관련 법조항은 즉시 해제된다"며 주 정부에 동성애자들에게 혼인증명서를 발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연방대법원이 캘리포니아주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며 연방항소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낸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2008년 8월 주 대법원의 판결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나 같은 해 11월 주민투표로 주 헌법 8조가 통과돼 동성결혼이 금지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 조항이 통과되기 전까지 1만 8천쌍의 동성커플이 결혼했다.
연방항소법원이 주 헌법 해제 명령을 내리자 동성애자들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으며 이날 법원 판결 수 시간 만에 81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했다고 샌프란시스코 관리들이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카말라 해리스 법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연방항소법원의 명령에 감격했다"며 "동성커플은 결혼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날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으며, 이제 이들의 관계는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환영했다.
캘리포니아주 동성결혼금지 철회 소송을 진행한 레즈비언 커플인 크리스틴 페리와 산드라 스티어는 이날 오후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서 결혼식을 했다. 이는 연방대법원의 결정 이후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치러지는 동성결혼이었다.
이번 소송의 또 다른 원고이자 게이 커플인 폴 카타미와 제프 자릴로도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시장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동성 커플들이 쇄도하자 시청은 주말근무를 결정했으며 토요일인 29일에도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 바지, 반바지, 흰색 드레스 뿐 아니라 간혹 군복을 입은 수십 쌍의 동성 커플들이 결혼을 하려고 몰려 들었다.
페트라 토리(32)와 앙트와네트 토리(31) 동성부부도 혼인증명서를 제출하기 위해 이날 새벽 5시에 집을 출발, 시청 앞에 늘어선 긴 행렬의 맨 앞을 차지했다.
시청은 또 1백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의 거리축제 행사 '프라이드 위크엔드'(Pride weekend)에서 동성커플들이 부부의 연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연방항소법원의 명령으로 캘리포니아는 코네티컷, 아이오와, 뉴욕 등에 이어 미국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한 13번째 주가 됐다.
캘리포니아는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양성애자의 비율이 전체의 18% 수준으로 미국 전체 평균보다 3∼4배 높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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