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같이 기분 좋은 행정을 해주리라 믿으며 떠납니다.” 지난 8월25일 공직을 떠난 최수만(44) 정보통신부 장관정책보좌관은 지난 2년2개월간 정통부에서 경험한 공직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국회에서 의원보좌관 등으로 활동했던 그는 “역대 정보통신부 장관이 정치인이 아닌 민간인에게 개방돼 있었다는 점이 IT 강국을 이끈 힘으로 작용한 것 같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민간인이 장관으로 재직한 경우가 많아 외부인에 대한 텃세가 덜해 유연하게 일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면서 “여기에 강력한 리더십이 더해질 경우 공무원 사회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CEO 출신인 진대제 장관의 리더십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정부정책에 민간의 ‘눈’과 ‘귀’를 도입하자는 취지로 장관정책보좌관제도가 도입된 후 그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진 장관 취임과 엇비슷한 2003년 6월. 그는 “‘796일, 1만9,104시간’ 동안 진 장관이 이끄는 정통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정통부 관리들이 자기 것,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외부, 더 넓은 세계로 한번쯤 눈을 돌리는 여유를 갖춰야 그간 이뤄놓은 IT 강국의 명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정통부에 조언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수년간 끌어온 디지털TV 논쟁을 종식하는 데 일조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인 반면 통방융합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것을 유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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