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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사사데이


주영섭 관세청장

오는 4월4일은 사사(辭寫)데이다. 사사데이는 2006년 우리 국회와 8개 지식재산권 유관단체가 선포한 ‘반(反)불법복제의 날’이다. 사양할 사(辭)와 복사할 사(寫)를 합쳐 ‘불법복제를 거절하는 날’로 지적재산권 보호의 중요함을 되새기자는 뜻을 담고 있다.

지재권은 창의적 지식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배타적으로 인정한 재산권이다. 기업은 지재권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투자와 생산을 촉진한다. 오래 전부터 지재권의 중요성을 깨달은 독일이나 미국 등 선진 기업은 제품판매에 따른 수익 외에 지재권 사용대가로 막대한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다.

반대로 지재권이 보호받지 못하면 기업과 개인의 창의적인 노력을 저해해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기업과 개인의 발전이 가로막히면 장기적으로는 국가의 성장잠재력도 해치게 된다.

지재권 보호를 위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5세기 인쇄기술의 발달로 저작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저작권이 1684년 독일 황제의 칙령으로 권리로서 인정받았다. 우리나라는 비록 일본 지재권 규정을 빌려오기는 했지만 1908년 대한제국 칙령으로 지재권 보호를 명문화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지재권 보호를 위한 오랜 역사에도 사실상 후진국에 머물러온 게 사실이다. 과거 우리 경제가 뒤처지던 시절에는 외국 명품의 모조품을 만들어 몰래 내다 판 적도 있다. 최근에도 세계적인 유명상표를 베낀 짝퉁 핸드백과 시계, 가짜의약품 등이 종종 적발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해 적발한 지재권 침해사범 단속실적은 530건 7562억원 규모다. 2010년에는 734건 1조859억원 어치를 단속했다.

이제는 우리기업도 피해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유명 전자회사와 자동차 부품회사의 상표를 단 휴대폰과 에어컨, 자동차부품 등의 가짜 상품이 세계 곳곳에서 적발된다. 라면과 주류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날로 확대돼 우리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입는 피해액이 연간 250억달러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지재권 보호를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09년 20년만에 한국을 지재권감시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세계위조방지연합(GACG)은 지난해 우리 관세청을 덴마크, 싱가포르 등과 함께 지재권보호 우수기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재권을 보호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우리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가짜 의약품이나, 자동차용부품 등은 자신의 생명과 직결되는 물품들이다. 몇 년전 파나마에서는 공업용 글리세린이 들어간 가짜 감기약으로 115명이 숨지기도 했다. 사사데이를 맞아 가짜상품을 멀리하고 지재권을 보호하는 풍토가 우리 국민들 속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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