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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인간 존엄성 위협하는 생명공학

■ 인체쇼핑(도나 디켄슨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


'인간 체세포핵치환(SCNT) 배반포에서 유도한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2005년 한국의 과학자 황우석 교수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에 이 같은 제목의 논문 한 편을 발표한다. 가히 줄기세포 연구의 성배라 칭할 수 있는 성공적인 이야기였다. 황 교수가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불 능력이 있는 성인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설계된 재생 장비 세트, 바로 개인 맞춤형 줄기세포였다. 몸이 자신의 인체조직으로 인식해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재생할 때 쓸 '예비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줄기세포였던 것이다.

그러나 황 교수의 연구에서 미처 간과한 부분이 있다. 바로 윤리적인 문제다. 영국의 의료 윤리학자인 저자는 이처럼 줄기세포 연구, 게놈 특허 경쟁 등에 노출돼 놓치기 쉬운 윤리적 문제,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저자는 인체 조직이 상품으로 전락한 현 상황을 '인체 쇼핑'이라고 정의한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자유시장주의라는 토대 위에서 불로장생하려는 개인의 욕망과 뒤섞여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욕망에 가득 찬 소비자는 생명공학이 내 놓을 신비의 영약에 점점 기대가 부풀어만 가고,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이익 창출에 혈안이 된 생명공학은 점점 오만해져 간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세계적으로 확산된 인체조직 거래를 규탄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동시에 '인체 쇼핑'의 폐단은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범세계적 실상을 낱낱이 알리면서 현상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고찰을 시도한다. 몸의 대상화, 상품화, 그로 인한 착취의 문제를 거론하고, 사유재산권과 특허에 대한 법조계의 사상적 배경을 소개한다.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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