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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쌍화점·관상서 한국사 뿌리 찾기

■ 한국사 영화관

김정미 지음, 메멘토펴냄


지난해 추석 시즌 개봉해 9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관상'은 조선 전기 세조의 왕위 찬탈이란 역사적 사건을 그렸다. 학창 시절 졸음을 쫓으며 암기했던 국사책의 한 부분은 '관상'이란 민속학적 소재가 더해지며 흥미로운 영화의 소재로 변신했고, 관객의 흥미를 이끌어 내는 데도 성공했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자연스레 의문을 품게 된다. 수양대군(이정재)이 실제 역적 상이었을까, 그는 실제로 권력욕에 취한 악인이었을까.

책은 이렇게 말한다. '세종의 둘째 아들인 수양대군이 처음 얻은 이름은 진양대군이었다. 그러나 세종은 그의 대군명을 중국 '수양산(백이와 숙제가 충정을 지키며 은거하다 굶어 죽은 산)'에서 따온 수양으로 고친다. 여기에서 세종이 수양대군의 성정과 그의 미래를 걱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방송작가인 저자는 668년 고구려 멸망 과정을 그린 '평양성'부터 1981년 부림사건을 다룬 '변호인'까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20편을 엮어 한국사를 정리했다. 영화의 줄거리 소개부터 영화 속에 그려진 사건의 개요 정리를 통해 사실과 허구 사이의 간극을 설명하고 그 속에서 파생된 다른 역사·문화적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 '음란서생'을 통해 '조선시대에도 B급 성인소설의 존재'를, '슈퍼스타 감사용'으로 '한국 프로야구와 그 질곡의 역사'를 짚어보는 식이다. 평양성, 쌍화점, 관상, 왕의 남자, 최종병기 활 등 독자들에게 익숙한 작품을 타고 빠져가는 '유쾌한 삼천포'가 매력적이다. 연대기 순으로 정리됐지만, 굳이 순서를 따지지 않고 관심 있는 영화부터 골라 읽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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