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로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교수는 차량 전복사고로 전신마비가 됐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입김으로 움직이는 마우스로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강의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100억원대의 정부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 만큼 그에게 육체적 장애는 단지 불편함에 불과하다. 상식적으로 이뤄낼 수 없는 결과를 도출하는 사람들이나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할 때 일을 해 내는 사람들이 역사를 바꿔왔다. 이들을 가리켜 ‘아이코노클라스트’라고 한다.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우상파괴라는 뜻으로 기원전 725년 콘스탄티노플 황제 레오 3세가 성문에 있는 그리스도 황금 성상을 파괴하는 것을 가리켜 그에게 붙인 칭호다. 최근에는 창조적 발견을 위해 기존 사고의 틀을 파괴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공감’ ‘복수’ 등 과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다루지 않는 주제를 뇌영상 기법으로 밝혀내 자신도 아이코노클라스트로 불리는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아이코노클라스트의 뇌를 분석해 일반인들과의 차이점을 밝혀냈다. 저자는 창조적 발상을 방해하는 정신적인 장애를 세가지로 압축했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대로 생각해버리는 ‘지각’, 실패에 대한 ‘공포’, 그리고 성공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타인을 설득하지 못하는 ‘사회지능의 부족’ 등이다. 저자는 세가지 반응이 뇌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아이코노클라스트가 된 사람들의 사례를 곁들인다. 자신이 그린 만화를 종이 대신 스크린에 투사하면서 만화영화를 만들어 냈던 월트 디즈니, 실패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시장의 심리를 이용해 남들이 무시하던 주식에 내재된 가치를 포착해 역발상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데이비드 드레먼, 타고난 미적 감성이나 재능은 다른 예술가들과 비슷했지만 자신을 세상에 알릴 줄 아는 능력이 탁월했던 피카소 등 창조적 발상을 방해하는 정신적 장애를 거뜬히 이기고 세상을 바꾼 아이코노클라스트들을 만날 수 있다. 불화를 감내하고 끝내 순응하기를 거부해 억센 개인주의로 비춰졌던 그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확인할 수 있다. 상식파과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 동료들과 빈번히 충돌을 빚고 배척 받기도 하고 크게 실패해 비웃음을 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코노클라스트는 조직에 귀한 자산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다고 상식파괴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세가지 핵심 두뇌 회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한다면 상식 파괴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상식 파괴자가 되길 원치 않는다 해도 아이코노클라스트들의 두뇌를 이해한다면 상식 파괴적 조직 구성원과 협력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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