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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팝 열풍은 우연 아닌 필연


K팝의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특히 지난해 유튜브에서 K팝 동영상 조회수가 총 235개국 약 23억회에 이르는 등 K팝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K팝의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논란을 제기하는 상당수는 K팝의 성공을 우연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K팝의 성공을 한때의 유행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우며 우연이 아닌 필연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K팝의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고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돼 성공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잘 짜여진 제작 시스템이 성공요인

K팝은 글로벌 대중음악계의 변방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K팝의 성공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생산자 측면에서 바라본 기획사의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연예기획사들은 제작 프로세스를 캐스팅과 트레이닝, 프로듀싱, 글로벌 프로모션 등으로 치밀하게 시스템화해 일찍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특히 5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몇 배수의 연습생을 맹훈련시켜 극소수의 스타를 걸러내는 독특한 구조는 한국 기획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둘째, 전달방식 측면에서 소셜미디어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K팝은 유튜브나 페이스북ㆍ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동시다발적으로 전세계에 확산됐다.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소셜미디어의 전염성 덕분에 해외 진출 과정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이 지난 2001년 데뷔한 가수 보아는 5년, 2004년 데뷔한 아이돌그룹 동방신기는 4년이었지만 지난해 처음 일본 무대에 선 소녀시대는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다.

셋째, 소비자 측면에서 정보기술(IT)에 친숙한 능동적 소비자다. K팝의 주요 소비층은 소셜미디어와 IT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다. 특히 10대부터 20대까지의 젊은 여성층이 다수인데 과거 한국 드라마를 애호하던 한류 팬이 주로 중년여성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매우 능동적인 소비자로 단순히 K팝을 듣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K팝을 소재로 한 즐길 거리, 즉 새로운 놀이문화를 창출해냈다. 아이돌 가수의 노래와 춤을 흉내 내는 'K팝 커버댄스'동영상이 대표적인데 태국 등 동남아에서는 이미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으며 최근 유럽ㆍ미주 지역의 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넷째,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K팝 아이돌은 노래ㆍ안무ㆍ비주얼이라는 세 박자를 완벽하게 결합한 경쟁력으로 전세계 소비자를 매료시켰다. 음악적으로는 서구적인 팝 스타일과 동양의 정서에 맞는 쉬운 멜로디를 융합한 것이 주효했다. 일사분란한 군무에 포인트를 추가한 안무 역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팬층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또한 K팝 스타들은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감각적인 패션과 스타일을 연출해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국적과 언어가 다른 소비자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다.

작은 성공 안주말고 내부 혁신 지속을

그러나 K팝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인기를 유지ㆍ확산시키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김태희 퇴출 시위가 발생하는 등 반(反)한류 기운이 재점화돼 한류 확산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국수주의나 정복주의적 관점으로 K팝의 성공을 바라보기보다는 상대 국가의 문화적 특성을 배려하는 시각을 견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K팝을 보다 발전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의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음악계 내부의 혁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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