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소비세율을 인상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 소비위축·물가정체에 이어 제조업 경기지표까지 줄줄이 악화하면서 '아베노믹스'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이 -3.4%를 기록해 3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1.8%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월의 생산부진과 관련해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이 1월 호조의 반작용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월은 중국 춘제의 영향으로 산업생산이 3.7%의 증가율을 보였다. 경제산업성은 "1~2월 합계로 보면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3월에는 자동차 재고 삭감을 위한 생산조정 여파로 산업생산이 -2%에 그친 뒤 4월에 3.6%로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4월1일 시작되는 2015회계연도를 앞두고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이 경제에 미친 타격이 컸지만 증세 2년째를 맞아 유가 하락과 대기업 임금인상,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 등 경기여건이 호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가계소비와 소비자물가 등 주요 지표의 잇단 부진 속에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기업 생산활동마저 위축되는 상황에서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에 대한 확신은 흔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계소비 부진이 기업 생산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출범 2년이 넘은 아베노믹스의 앞날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2월 가계지출은 전년동월 대비 2.9% 감소해 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소비세 인상분을 제외하면 '제로'에 그쳐 아베 신조 정권이 약속했던 물가 2% 목표 달성에서 한발 더 멀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정권은 소비세율 2차 인상 시기인 오는 2017년 4월까지 경제 선순환을 끌어내야 한다"며 "2015년은 아베노믹스에 가장 중요한 한 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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