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스티븐 앤더슨 ‘페이스풀워드’ 침례교회 목사는 최근 공개된 설교에서 신약의 디모테서와 고린도서를 근거로 “여자는 교회에서 설교도, 말도 해서 안 된다”고 주장했다.
디모테서는 2장11절에서 “여자는 온전히 순종하는 자세로 배우게 하라. 여자가 남을 가르치거나 남자를 다스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식을 낳고 기르면서 정숙하게 살아가면 구원받을 것”이라고 가르친다.
고린도서도 14장34절에서 “여자는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남편에게 물어보라.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해당 구절을 두고 앤더슨 목사는 “예배 전에 채팅과 대화를 해도 무방하지만 주의 말씀을 설교하는 배움의 시간이 되면 여성들은 침묵(silence)해야 한다”며 “질문할 게 있더라도 교회 안에서 물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남편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도 집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설교 중에 의견 표명도 해선 안되고, 이것은 여자가 ‘아멘’도 해선 안 된다고 내가 믿는 이유”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제의 설교 영상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오르자마자 논쟁을 낳았고, 26일 현재 조회수 1만4천건을 기록할 정도로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의 주장에 크리스천포스트 등 기독교계 매체들은 “여자는 교회에서 발로 말해야 한다”는 등의 조롱과 비난 댓글을 소개하는 등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목사의 태도가 편협한 성경 해석의 산물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성경 곳곳에서 여성의 교회 내 입지와 역할을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도행전은 2장에는 신이 “내 영을 모든 사람에게 부어주겠다. 너희의 아들과 딸들은 예언할 것”이라고 가르치는 구절이 있다. 이에 교계 일부에선 “여자가 어떻게 입 닫고 예언하느냐”고 앤더슨 목사를 공박했다.
흑인 등 소수자 권리를 보호하는 시민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는 “동성애자들은 죽여야 한다”는 과격 발언을 문제삼아 그가 2005년 애리조나주에 세운 침례교회를 증오단체로 지정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