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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국제경기 불균형과 세계 경기
입력2005-04-26 18:03:00
수정
2005.04.26 18:03:00
'글로벌 재조정' 과정 경기둔화 불가피<br>美쌍둥이 적자 해소위해 총수요 억제하고<br>EU·日내수확대, 中은 환율유연성 필요<br>美-대미 교역국 고통분담으로 충격 줄여야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국제경기 불균형과 세계 경기
'글로벌 재조정' 과정 경기둔화 불가피美쌍둥이 적자 해소위해 총수요 억제하고EU·日내수확대, 中은 환율유연성 필요美-대미 교역국 고통분담으로 충격 줄여야
『 달러본위체제아래 미국을 수장(首長)으로 세계 금융 및 통화 시스템이 엮어 낸 모순-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s).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용어지만 지금 지구촌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자칫 재앙을 몰고 올 지 모를 세계 경제 불균형의 실태와 해법을 짚어본다.』
“국제 경제의 불균형으로 인해 갑작스런 조정(Abrupt correction)이 닥칠지 모른다”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들의 미국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 표명에 이은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이 같은 경고는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친 최근 상황과 맞물린 시의 적절한 지적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세계 경제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쏟아내는 국제 경제 관련 최근 발언 한 복판에 있는 사안-바로 글로벌 경상수지 불균형에서 초래된 국제 경제 불균형의 문제다. 글로벌 재조정(global rebalancing) 없이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조정 과정에서 세계 경기 둔화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심화돼가는 글로벌 불균형=세계 경제의 불균형 현상은 기본적으로 미국이 능력보다 많이 쓴 결과로 인한 부채와 상대국이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인 잉여(surplus)간 불균형이 초래한 문제로 미국에 편중된 세계 경제의 단극적 성장 역학의 산물이다. 즉 수출보다 수입이 많고 세금을 줄여 다시 소비하는 미국이 빚을 ‘세뇨리지’ 효과-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이용 달러를 찍어내고 새로운 신용 창출을 통해 끝없이 대외 적자를 메워 나가는 것-로 문제를 키워나간 결과다.
경상수지 적자를 다른 나라가 미국에 투자하는 자본수지 흑자로 메워가는 현실은 바꿔 말하면 외국이 미국의 국채 및 회사채를 사주지 않으면 달러는 결국 붕괴하는 구조로 연결되고 있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수출을 통한 자국 성장의 동력이 되는 대미 경상수지 흑자국들의 경우도 파국의 위험은 미국과 맞물려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 올 예상치 4300억 달러, 무역적자 7000억 달러, 그 끝은 어디인가?
▦해법은=라토 IMF 총재의 발언에서 해법을 추론해보자. 그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유럽연합(EU)ㆍ일본의 미약한 성장세 그리고 미국의 낮은 저축률 등으로 인한 국제 경제 불균형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의 말속에는 미국이 쌍둥이 적자 해소를 위해 총 수요 억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함이 시사돼있다. 지금과 같은 약 달러를 근간으로 한 환율정책은 문제 해결의 근본적 방법이 될 수 없다. 달러화 급락은 결국 대미 채권국가의 달러 표시 자산 가치를 떨어뜨려 장기적으로 미국의 수출 증대 효과를 상쇄시키는 부메랑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부터 저축 등 국내 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워싱턴 국제금융연구원(IIF)의 지적처럼 EU 및 일본이 내수 확대 위주의 고도 성장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점도 불균형 치료에 중요하다. 또한 아시아 신흥국들은 환율 유연성을 제고하고 내수 진작책을 강화해야 함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고정환율제를 통해 이제까지 성장의 혜택을 톡톡히 누려온 점을 감안, 위앤화의 평가 절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에 어떤 식으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이 같은 정책들이 각국의 협조로 유기적으로 이뤄질 경우 세계 경제 불균형 상태는 개선될 여지가 있다. 즉 미국의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 압력이 邱? 적자가 줄어들고 EU 일본 아시아 신흥국들은 개별 경제의 확대 균형과 함께 과다한 외환 보유의 상태가 억제될 수 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달러본위제도의 결함을 보완 혹은 대체할 있는 새로운 국제금융시스템, 통화제도를 찾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통화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통화 협정 등을 포함해서다.
▦글로벌 재조정 과정에서 경기 둔화 전망=기본적으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정 과정과 세계 경기와는 일종의 상충관계가 존재한다. 미국의 소비가 계속되고 중국의 경기 과열이 억제되지 않을 경우 세계 경기는 확장되겠지만 불균형의 폭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반면 미국의 소비가 줄고 경기가 악화되며 달러 하락이 가속화되면 미국 경상수지적자 폭이 감소, 글로벌 불균형은 완화되는 대신 세계 경기 둔화 폭은 확대될 전망이다.
큰 그림으로 볼 때 현재 세계 경제는 양자 간 이 같은 딜레마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선 상황이다. 지난 2003년 이후 미국은 경기 회복 과정에서 저축률 하락, 높은 재정 및 경상수지적자 등 대내외적 불균형 문제가 심화돼왔다.
인플레를 우려한 최근 미 FRB의 정책 금리 인상, 미 정부의 재정 건전화 요구 증대,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 등은 불균형을 해소하는 출발점이지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높이며 세계 경기의 둔화 요인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최근 소비 위축 등 미국을 필두로 세계 경제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둔화 시그널을 두고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 침체) 등의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으나 큰 틀로는 글로벌 불균형의 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국제 경제 불균형은 잡혀야 할 문제다. 다만 미국 대 중국 등 아시아권과의 충돌로 급격한 조정이 야기될 경우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세계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해 질서 있는 불균형 시정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그 점을 위해 무엇보다 미국과 대미 교역국 들간 합리적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입력시간 : 2005-04-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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