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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 석왕사가 이달 말 스리랑카 정부가 공인한 석가모니 진신사리 2과를 기증받아 들여온다. 봉안법회는 내달 2일 칠월칠석에 맞춰 진행된다. 석왕사는 지난 1991년에도 진신사리 3과를 기증받아 경내 석탑에 봉안한 바 있다.
고산문화재단 이용성 상임이사는 "현재 국내 여러 사찰에서 진신사리를 보존하고 있다지만 제대로 그 근거를 밝힐 수 있는 곳은 통도사, 상원사 등 적멸보궁 5곳 정도"라며 "이번에 기증받은 사리는 영국과 인도, 스리랑카 정부의 기록과 문헌 등으로 인정받는 진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신사리는 부처님과 같은 의미로, 중국에도 10여곳 정도만 근거를 댈 수 있는 사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신사리는 각각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스부띠 대사원과 남부도시 암베렌또타의 전통명문가 뗀네꼰 가문에서 기증한다. 스리랑카는 대표적인 남방불교 근거지로, 초기 경전이 가장 잘 보존돼 오래된 것은 B.C. 3세기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불교계 관계자는 "진위 논란이 있어 석가모니 진신사리에 대해 과거처럼 관심이 높지는 않지만, 스리랑카 정부가 인정하는 진품이라면 공신력을 더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7일 수부띠 사원에서 기증받게 되는 진신사리는 1898년에 영국 고고학국이 석가모니의 고향인 카필라성 고대 불탑 유적에서 발굴한 것이다. 유물 대부분은 인도에 보관됐지만, 당시 유적지 소유주의 뜻에 따라 진신사리 중 21과는 스리랑카 수부띠 대사원, 1과는 태국 왕실에 전달됐다.
또 뗀네꼰 가문의 진신사리는 서기전 2세기경, 스리랑카의 남부지역에 있던 루후누(Ruhunu) 왕국의 초기부터 전해오는 사리다. 이는 1625년부터 가보로 봉안돼, 이후 400여 년 동안 매년 가문의 후계자가 집전관이 되어 진신사리 예경행사를 봉행해오고 있다.
특히 뗀네꼰 가문의 진신사리는 28일 마힌다 라자파크세 스리랑카 대통령이 석왕사 주지인 영담스님을 대통령궁에 초청해 직접 기증한다. 그는 지난 2008년에도 한국 내 스리랑카 노동자 보호에 힘쓴 공로로 영담스님에 높이 2m의 불상을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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