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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 살릴 새 리더십 필요
입력2004-12-01 17:04:43
수정
2004.12.01 17:04:43
나성린<한양대 교수ㆍ경제금융학부>
올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갔고 내년도 경제성장률 4%대 달성도 불확실해 보인다. 지금까지 참여정부는 현 경제난국의 원인을 과거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으로 돌려왔다. 그리고 자신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므로 우리 경제는 곧 나아질 것이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경제부총리마저 더이상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현 경제난국의 원인에는 물론 과거 정부들의 여러 가지 잘못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이다. 과거의 잘못은 이미 변할 수 없는 주어진 조건이고 이 조건하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과 기업들을 신명나게 일하게 해 경제를 살려낼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참여정부는 이 과제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경제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말로는 경제 살리기에 전념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투자가들을 불안하게 하는 개혁입법의 통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국정운영 행태와 내놓는 주요정책마다 청와대ㆍ여당ㆍ행정부간의 혼선이 표출되고 있는 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경제정책의 혼선은 정부출범 2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아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경제정책 입안과정에 사공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공들 중 한 부류는 경제는 잘 모르면서 자신들의 지엽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지나치게 집착하고 있다.
또 다른 부류는 경제는 비교적 잘 알지만 직언을 할 용기와 소신이 없다.
대통령은 후자의 의견을 접하면서 자주 시장경제원리를 이야기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전자의 사람들에게 동조하기에 국민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러한 정책혼선의 예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뉴딜정책과 종합부동산세 외에 분배우선 논쟁, 노사정책, 법인세 인하, 경기부양책,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비정규직 문제, 기업도시, 재벌규제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우선 경제를 모르는 사공들은 청와대와 여당에 많이 포진해 있는데 이들은 시장경제와 기득권층에 대해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경제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 경제 전체의 틀을 보기보다는 미시적인 데 집착하고 단견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빈곤서민층의 고통, 지역 불균형, 부동산가격 거품, 노동자의 복지향상, 소득과 부의 불평등, 윤락여성의 문제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해법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반시장적이어서 경제를 침체시키고 그들이 돕고자 하는 계층의 삶을 오히려 더 어렵게 하는 오류를 범한다.
기업과 투자가들은 이들이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다음에 몇몇 경제를 아는 사공들은 경제부처에 포진해 있는데 이들은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이 이미 고갈됐고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하향평준화 지향적인 참여정부의 국정운영 행태가 우리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하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기업과 투자가들은 이들을 매우 답답해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혼선이 해결되지 않는 한 참여정부 핵심인사들이 아무리 국민들이 자신들의 진심과 노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부 언론에 현혹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려도 우리 경제는 살아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경제를 모르는 사공들은 당분간 좀 잠자코 있거나 스스로 물러나고 전문성과 능력 그리고 소신을 겸비한 인물을 경제수장으로 앉혀서 제발 앞으로 1년만이라도 그를 전적으로 믿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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