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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2월 5일] 열기 식어가는 분양시장

"지금 청약시장 열기는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바람 앞의 촛불과 같습니다. 이대로 놔두면 청약자들은 물론이고 건설사의 자금력이 한계에 부닥칠 수 있습니다." 기자가 최근에 만난 한 민간건설연구소의 연구위원은 현재의 청약시장을 이 같이 진단했다. 이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새로운 틀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실제 현재의 청약시장은 이 전문가의 진단처럼 변하고 있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수도권 전체로 확대하면서 강남 지역의 집값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남 3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부동산 거래는 동면에 들어갔다. 결국 당첨자들이 아파트를 새로 분양받아도 오를 것 같지 않아 분양권 프리미엄을 낮춰서 내놓는가 하면 1순위에 마감된 신규분양 단지가 계약률 저조현상에 허덕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서울의 뉴타운에서 분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파주와 고양시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이 불과 두 달여 만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달에만 전국에서 3만여 가구가 분양시장에 쏟아지면서 대규모 미분양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정부의 양도세 완화 등의 혜택을 등에 업고 분양 물량을 밀어내려는 건설사의 전략과 수요자의 욕구가 맞아떨어질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제 정부와 건설사, 예비청약자 모두 지금의 부동산시장을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가 온듯하다. 정부가 DTI를 수도권에 확대하면서 신규분양 시장에는 적용하지 않아 아파트 공급은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물꼬를 터놓았지만 돈은 이 물꼬를 따라 흐르지 않고 있다. 건설사들은 양도세 완화를 등에 업고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내놓고 있지만 청약자들은 이미 신규분양 시장에 등 돌릴 채비를 하고 있다. 예비청약자 역시 '아파트 당첨=프리미엄'이라는 환상을 갖고 청약에 나서기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최근의 부동산시장 이상기류가 다시 집값 하락과 미분양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변곡점이 될까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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