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국제노동운동 지도자인 가이 라이더(56ㆍ사진)가 세계 각국의 노동상황이나 노동관련법 준수 여부를 감독하는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의 새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이더는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시된 사무총장 선거에서 여섯 차례의 투표 끝에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ILO의 새 수장이 됐다. 라이더는 최종 결선투표에서 전체 56표 중 과반보다 1표 많은 30표를 획득해 프랑스 교육부 장관과 교통부 장관을 역임한 쥘 드 로비엥을 가까스로 제쳤다.
라이더는 정부각료 등을 거치지 않고 노동계 경력만 가진 인물이다. 특히 출신국 정부의 지지 없이 노동계의 지지만으로 ILO 사무총장에 당선되기는 처음으로 라이더에 대한 노동계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이더는 지난 1998년 후안 소마비아 현 사무총장과 함께 ILO에 합류한 이래 사무총장실을 이끄는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출마 직전까지 사무차장으로 일하며 ILO의 2인자 역할을 해왔다. 노동계는 ILO 사정에 밝은 라이더가 신속하게 내부개혁을 추진하고 전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라이더도 당선된 후 "가난한 사람들과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의무는 우리 앞에 놓인 여정에서 최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해 노동계의 기대에 부응했다.
라이더는 영국 리버풀 출신으로 리버풀대와 케임브리지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80년대 영국 최대 노동조합 상급단체인 노동조합회의(TUC) 국제 부문에서 노동계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선거는 1998년부터 14년 동안 ILO를 이끌어온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오는 2014년 3월까지인 임기를 앞당겨 9월 말 조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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