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보다 최고 다섯 배나 빠른 4G 서비스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통신시장의 환경과 고객들의 수요를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다. 국내 통신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4G 시대에 들어서도 통신사들의 마케팅은 3G보다 못한 2G에 머물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KT는 연초 가진 간담회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이동통신 가상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며 홍보했다. SK텔레콤이 즉각 보도자료를 냈다. SK텔레콤은 해당 기술이 이미 자사가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한 기술이라며 KT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개 반박했다.
2G 종료 지연으로 경쟁사보다 4G 서비스가 6개월 이상 늦어진 KT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했지만 SK텔레콤의 반박으로 빛이 바랬다.
지난 4일부터 일간지에 공개된 LG유플러스의 LTE 광고는 SK텔레콤의 서비스를 '뒷모습만 매력적인 여성'에 비유하고 있다. LTE 서비스 지역이 전국 84개 도시에 달하는 LG유플러스와 이보다 서비스 지역이 적은 SK텔레콤을 비교해 자사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이 LTE 로고가 새겨진 스마트폰의 뒷면을 강조하면서 LG유플러스를 공격한 광고에 대한 맞대응이다.
통신사들의 경쟁사 폄하는 하루 이틀의 얘기가 아니다.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달라진 점은 그동안 KT와 LG유플러스가 업계 1위인 SK텔레콤을 일방적으로 공격했다면 LTE 시대는 서로 물고 물리는 공격과 방어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다.
통신사들이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향후 LTE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면서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품질과 서비스 경쟁이 아닌 경쟁사 깎아내리기와 사실을 왜곡하는 데 열을 올려서는 곤란하다. 무분별한 흠집내기 식 마케팅을 소비자들이 가려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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