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최근 국채 발행에 실패한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이 국채 발행에 난항을 겪어 달러 기축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때 마침 중국은 미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은 향후 국채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7일(현지시간) 14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TB)를 입찰했으나, 예상외로 높은 금리로 입찰을 마감해야 했다. 이번 입찰에서 낙찰금리는 연 4.288%로 집계됐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의 3.16%에서 0.19%포인트 급등한 3.3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작년 11월24일 이후 거의 반년만에 최고치다. 30년만기 국채는 이보다 상승폭이 더 커 0.21%포인트 급등한 4.3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 재무부의 고전은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미 국채가격 하락을 우려해 이를 외면했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영국처럼 국채 발행이 실패할 위기에 처하자 서둘러 금리를 높임으로써 간신히 입찰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미 정부의 채무 상환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받아 들여진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오바마 미 정부가 추진중인 경기부양 및 금융정상화 정책에도 타격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를 낳았다.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미 12조달러를 넘어선 미국 국가 채무가 더욱 빠르게 급증하고, 이는 결국 오바마 행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앞서 미 의회예산국(CBO)는 향후 10년간 미 재정적자가 연간 1조달러씩 늘어나 10년후 미 국가채무가 20조달러에 달하고, 그 결과 미국 국채 및 달러화 가치가 폭락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미 국채가격의 하락은 중국이 미국의 국채가격 급락을 또다시 경고하고 나섬에 따라 더욱 부채질 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올해 3,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민은행은 보고서에서 "현재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은 향후 인플레 부담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미국이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경우 국채 등 채권가격이 급락(채권 수익률 급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자 2월 말 현재 7,44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가진 세계 최대 채권 보유국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양적 완화정책으로 인해 주요 통화의 평가절하 현상도 우려된다는 뜻을 밝혔다. FRB의 국채 매입으로 유동성이 증가할 경우 달러 가치 하락이 야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국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이날 미국 주가 역시 생각보다 양호한 실업률과 소비지수라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1.20%(다우존슨산업평균지수 기준) 하락했으며, 달러 역시 유로대비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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