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조는 1988년 서울올림픽(박종훈 도마 3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유옥렬 도마 3위),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여홍철 도마 2위)에서 메달을 땄지만 모두 도마에서만 나왔다. 그러던 중 지금 대표 팀 감독인 이주형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평행봉 2위, 철봉 3위를 차지해 한 대회 첫 2개의 메달로 한국 체조 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리고 2004아테네올림픽 평행봉에서 양태영이 미국의 폴 햄에게 억울하게 금메달을 내줬고, 김대은이 은메달, 양태영이 동메달을 차지했었다. 체조는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트램플린 등 크게 3종류로 나뉘어 열린다. 기계체조에는 남녀 1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고, 리듬체조와 트램플린에는 단체전과 개인전 그리고 남녀 개인전 등 모두 4개의 금메달이 있어 체조는 18개의 금메달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리듬체조와 트램플린에서는 세계정상과 너무나 떨어져 있어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고, 기계체조에서도 여자종목은 세계정상과 거리가 멀어 남자종목에서 만 메달을 바라볼 수 있다. 베이징올림픽 조 추첨 결과 한국은 남자체조 단체전에서 독일, 루마니아, 벨로루시, 두 개의 혼합국가 그룹과 함께 3조에 편성됐다. 혼합국가 그룹은 올림픽단체전 자력 진출(12개국)을 이루지 못한 나라 선수들이 개인종합 출전을 위해 따로 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뜻한다.1조는 미국, 스페인, 세 개의 혼합국가그룹 등 6팀이, 2조에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 6팀이 배정됐다. 한편 개인종합에 출전하기 위해 각국 선수들은 단체전 예선 성적 24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체조와 깊은 인연이 있는 종목이 평행봉이다. 이주형 대표팀 감독이 2000 시드니대회 은메달을 따냈고 2004 아테네대회 때는 심판의 오심으로 양태영이 개인종합 금메달을 놓친 바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 1위 양태영이 아테네의 설욕을 다짐하고 있고, 김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평행봉 금메달의 상승세를 이어 가겠다는 각오다. 대표팀 내 '평행봉의 달인'으로 통하는 유원철(24·포스코건설)도 다크호스다. 이름값은 부족하지만 실력만은 세계최고라는 평가다. 한국의 경쟁자들은 아테네올림픽에서 행운의 금메달을 딴 미국의 폴 햄이 아닌 개최국 중국선수들이다. 중국 체조 간판은 양웨이다. 양웨이는 2006 세계선수권 평행봉 등 3관왕, 2007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한 리샤오펑은 시드니대회 때 이주형 감독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 등에서 따낸 금메달 14개 중 평행봉에서만 6개를 따냈다. 한국과 중국,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감점에서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는 한국 선수들이 중국에 비해 스타트 밸류(시작 점수)가 0.2점 뒤졌으나 동계훈련을 통해 이를 만회했다. 기술에서 백중세라면 결국 실수에서 메달 색깔이 결정된다. 양태영 김대은 외에 유원철(포스코건설) 김지훈(서울시청) 김승일(전남도청) 김수면(한국체대) 등까지 6명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체조는 이제 몇몇 선수가 아니라 단체. 개인종합. 종목별 경기 등 누가 어느 곳에서 메달을 건져낼 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가 메달 후보로 꼽힌다. 이주형 감독은 “올림픽 대표 6명이 우리가 예상하고 있던 멤버 그대로 선발이 되었다. 단체전은 동메달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개인종합에서는 양태영에게 동메달 이상을 기대한다. 또 양태영이나 유원철, 김대은이 출전할 평행봉에서는 무난히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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