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26일 새벽 0시대에 북한과 중국 국경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정부 당국은 며칠 전부터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어“전용열차는 북한 자강도 만포를 넘어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통상 단둥(丹東)을 통해서 가던 루트와는 다른 루트”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동일연도, 이렇게 짧은 기간에 2회 방중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 방중 목적을 신중하고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지난 5월 초에 이어 불과 석 달만에 이뤄진 것으로, 북한의 급박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번이 6번째다.
베이징의 고위 외교 소식통도 이날 “북중 국경지대인 압록강 중간지점의 중국 지안(集安)시를 거쳐 지린(吉林)시로 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기착지는 지린성 성도인 창안(長安)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후 베이징으로 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안시에는 지난 25일 밤부터 무장경찰이 경비를 강화하는 모습이 관측됐고, 김일성 전 주석이 다녔던 지린시 위원중학교 부근에도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가들은 다음 달 초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를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대북 전문가들은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 재개와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 따라 북핵 문제와 경제난 타개를 방중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신의주와 압록강에 집중된 폭우로 인한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북중 접경지역 투자 유치와 함께 김 위원장 건강 문제로 갑작스럽게 방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의 방중 일행이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지난번과 같이 닷새 가량 중국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중 일행이 접경지역에만 머물 경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중국 수뇌부가 베이징 이외의 지역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3일부터 7일까지 4년 만에 전격적으로 방중, 베이징에서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권대경기자 kw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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