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내에서는 최 내정자가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외교부 차관과 유엔 대사를 지내 무난한 인사라는 것이다. 여기다 한덕수 전 대사의 갑작스런 사임 이후 주미대사의 공백도 유엔 대사를 지내며 쌓은 미국 행정부와의 인맥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빨리 메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지난 2010년 코트디부아르 내전 당시 코트디부아르 담당 유엔 사무총장 특별대표로 정치적ㆍ군사적 해결 방안을 동시에 타진하는 성과를 거둬 아프리카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은 "최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미국 측에 요청했다"면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급적 조속히 임명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와 외교부 측은 한미관계에도 최 내정자가 가장 적합한 인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 대변인은 "정부는 현 시점에서 최 내정자가 주미대사로서의 소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과 경륜을 갖춰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최 내정자 선임은 현 외교안보 라인을 흔들지 않으면서 측근인사 등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인사로 보인다. 당초 거론됐던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주미대사로 뺄 경우 오는 3월 말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 전체를 흔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 박진 의원 등 정치권에서 주미대사를 보낼 경우 임기 말 '보은인사'라는 비난도 나올 수 있다.
최 내정자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다니다가 외교관의 꿈을 안고 정치외교학과로 전과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영어와 프랑스어 실력은 원어민 수준이며 '서양정신의 위기' '동양과 서양' '냉전시대의 동아시아' 등 여러 권의 인문ㆍ사회과학 서적을 집필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도 최 내정자의 탁월한 지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이나 가판신문, 기자 접촉 및 접대는 없어져야 하며 선진국에서는 기자와 술을 마시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언론과 관련한 강성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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