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중앙은행, ECB가 지난밤 1조1,400억 유로에 달하는 돈을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의 증시는 강세를 보였는데요. 일각에서는 ECB의 양적완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경제 구조개혁도 병행해야 한다는 권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창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밤 매월 600억 유로, 한화로 약 75조5,3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은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총 1조1,400억 유로, 한화로 약 1,435조1,500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합니다. 양적완화란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의 방식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으로 이번에는 ECB가 아닌 유로존내 각국의 중앙은행이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 선택됐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에 유럽증시는 동반 상승했습니다. 범유럽 FTSE 300 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6% 상승한 1,453.28로 마감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증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일부 국가 정상과 경제기구 수장들은 ECB의 양적완화 조치가 성공하려면 경제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독일 메르켈 총리는 “ECB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유럽의 정치인들이 경제 개혁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잠재 성장을 증대하고 수요 관리 정책의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는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 ECB 조치로 유럽 경제가 회복될 경우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는 예의주시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 여부에 따라 국내 경제에 충격이 커질 수 있다”며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구조적 취약성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플레이션 공포에 직면한 유럽중앙은행이 결국 돈을 풀기로 했습니다. 유로존이 양적완화에 구조개혁까지 병행해 미국과 같은 경기 회복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창신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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