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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글의 성공 비결은

뚜렷한 미션 발빠른 결정

■ 구글의 철학

마키노 다케후미 지음, 미래의 창 펴냄

구글은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열기구를 하늘에 띄우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통해 ''인터넷 오지'' 없애기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구글

구글이 제공하는 각종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아이콘 /사진=구글


"정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
운전시간 줄여 인터넷 가능하게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로 이어져

실패한 사업은 빨리 철수… 인력 감축 대신 혁신 장려
새로운 서비스 개발 눈 돌려


"불가능을 건강하게 무시하는 것이 비결이었다."

2009년 미시간대학교 졸업식. 초청 연설을 하던 한 남성은 자신이 꿈을 실현할 수 있었던 비결을 이렇게 밝혔다. 억지로 불가능한 목표를 두는 게 아닌, 현실적인 대안과 지혜로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청중으로부터 힘찬 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글로벌 혁신 기업 구글의 CEO 겸 공동 창업자 래리 패이지였다.

래리의 철학은 구글이 기치로 내건 이념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위대하다는 것에 만족할 수 없다. 구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구글은 아직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을 목표로 설정한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두 청년이 1998년 창업한 구글은 오늘날 불가능을 가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마법 같은' 기업이 돼 가고 있다. 구글은 단순한 인터넷 기업을 넘어 스마트 안경 같은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를 만들고, 신용카드를 대체할 전자 결제수단, 무인자동차도 개발한다. 더 나아가 아프리카인들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계획으로 거대한 풍선에 통신기기를 매달아 성층권에 띄워 보내고, 로봇을 이용한 택배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세계는 이제 앞으로 이 회사가 무엇을 내놓을지 호기심을 넘어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사실 구글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비밀의 성이 아니다. 처음부터 구글은 일하는 방식과 인재 채용 방식, 그들이 만든 운영체제(OS)까지도 공개했다. 그러나 그 어느 기업도 구글처럼 되지 못했다. 알면서도 따라 할 수 없는 구글의 진짜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이미 알려진 구글의 정체를 되짚으며 구글의 성공 비결을 파헤친다.

구글 철학의 핵심은 뚜렷한 미션이다. "우리의 사명은 전 세계 정보를 정리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단순 명료한 미션은 빠른 결단과 (사원의) 빠른 공유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저자는 명쾌한 철학을 가지면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도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고, 연관 분야로 사업 아이디어를 확장해 나갈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다. 구글이 2010년 발표한 무인자동차 프로젝트는 이미 주행 테스트를 마치고 2018년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요한 건 구글이 이 프로젝트에 뛰어든 이유가 '차 팔아 돈 벌겠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이 프로젝트는 '매일 사람들이 운전하는 데 몇 시간씩 빼앗긴다'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빼앗기는 시간 동안 인터넷을 비롯한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전 세계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철학에 반한다. 결국, 명료한 미션은 '무인자동차로 인터넷 사용 시간을 늘린다'는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이 회사의 혁신을 견인하는 셈이다.

제아무리 구글이라도 아픈 상처(실패 프로젝트)는 있게 마련이다. 2005년 선보인 구글 비디오는 유튜브와 맞붙어 보기 좋게 깨졌고(구글은 2006년 유튜브를 인수했고, 2011년 구글 비디오 서비스를 중단했다), 트위터 유행 당시 이와 유사한 미니 블로그 서비스 '자이쿠'를 선보였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중단했다. 그러나 저자는 구글의 실패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구글이 10개 프로젝트 중 5개를 실패하는 5승 5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10점짜리 승리가 5개, 마이너스 1점짜리 패배가 5개라 총점은 45점이 된다는 이야기다. 승리는 10점이지만 패배는 마이너스 1점에 불과한 이유는 발 빠른 결정이다. 책은 0점이 아닌, 플러스 45점을 만드는 '5승 5패'의 비밀을 이렇게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실패할 때 빨리 철수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장래성 없는 서비스를 재빨리 철수하면서 해당 업무 인력을 줄이는 게 아닌,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돌리는 방식으로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 심층 취재가 아닌 구글 관련 기사나 서적을 바탕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다. 그러나 단순히 한 기업의 전략 분석을 넘어 그 전략을 관통하는 철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색다른 접근은 충분히 돋보인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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