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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23일] 국토부의 궁색한 해명
입력2009-06-22 17:57:08
수정
2009.06.22 17:57:08
“물놀이를 위한 조그만 보(洑)일 뿐입니다.”
22일 오전 경기도 과천 국토해양부 기자실에는 궁색한 해명 자료가 하나 뿌려졌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기존에 만들기로 했던 16개의 보 외에 추가로 또 보가 만들어진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
이날 국토부가 내놓은 해명 자료를 보면 ‘4대강 살리기 사업’에는 낙동강 10개, 한강 3개, 금강 5개(지류 하천 1개 포함), 영산강 2개 등 총 20개의 보가 만들어진다. 이는 지난 8일 발표된 ‘4대강 살리기 사업 마스터 플랜’과는 차이가 있는 것. 당시 발표된 16개의 보 외에도 낙동강 2개, 금강 2개 등 총 4개의 보가 추가됐다. 그렇다면 이들 4개 보의 존재는 왜 처음부터 알려지지 않았을까.
국토부의 해명은 이렇다. 구조와 규모 면을 보면 마스터플랜에서 발표할 만한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보의 총수에서 뺀 것일 뿐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들 보는 물놀이 등 친수 활동을 위해 만들어지는 임시 구조물에 불과한데다 규모도 2~3m 내외의 소형 보로 기존 보와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 낙동강에서 수량 확보를 위해 만들어지는 보의 경우 높이가 9~13m 수준으로 이들 4개 보와는 외형부터가 다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그만’ 사업이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갔다는 국토부의 해명자료를 보면서 아무래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4대강 사업에서 보라는 시설물이 갖고 있는 의미 자체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이 사업의 목적인 치수(治水)를 위해 가장 필수적인 시설. 그러나 물을 가둬둠으로써 생태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반발과 대운하를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찬반 여론이 보라는 시설물을 두고 갈라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이 중요한 시설물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사업 공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가뜩이나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에 왜 정부가 굳이 이렇게 잡음이 나올 구실을 만들어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지금은 MB 정부 임기 내에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목표에 급급하기보다 좀 더 친절한 설명으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자세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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