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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IMF 빚 갚을 돈 없다"… 또 디폴트 카드

"구제금융 실패땐 국고 바닥"

벼랑 끝 전술로 채권단 압박

이달 말로 예정된 구제금융 협상 최종마감 시한을 앞두고 그리스가 다시 한번 벼랑 끝 전술을 꺼내 들었다.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초 만기인 국제통화기금(IMF) 부채를 갚을 수 없다고 하면서 정부가 직접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그리스 집권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구제금융 72억유로가 집행되지 않을 경우 국고가 바닥나기 때문에 다음달 5일까지 IMF에 상환해야 하는 분할분 부채 3억700만유로(약 3,736억원)를 갚을 수 없다고 이날 밝혔다. 니코스 필리스 시리자 대변인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들은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채권단을 압박했다. 그리스가 다음달 말까지 IMF에 갚아야 하는 부채 총액은 15억유로에 달한다.

시리자는 특히 유럽연합(EU)과 IMF 등 국제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정책 이행을 수용할 수 없다며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필리스 대변인은 "공무원연금 및 임금 지급과 IMF 부채상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전자가 더 중요하다"며 디폴트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국제채권단은 연금삭감·임금감축과 근로자 해고를 용이하게 하는 노동시장 개혁 등 긴축조치를 이행해야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할 수 있다고 주장해 이에 반대하는 그리스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2년 말처럼 그리스가 디폴트를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 상황에서는 발언하기 전에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그리스의 디폴트 리스크가 커졌음을 인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날 그리스 은행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하면서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그리스가 IMF 부채를 상환하지 못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올여름 자본통제와 그리스 경제파탄, 유로화 해체로 이어지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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