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오픈(디 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43∙남아공)의 독특한 캐디 고용계약이 관심을 모은다.
엘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디 오픈에서 캐디인 리치 로버츠(48)와 호흡을 맞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로버츠는 20년 가까이 엘스와 함께하며 메이저대회 4승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 투어에서 통산 58승을 합작했다.
하지만 엘스는 26일 오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다 오픈에서는 로버츠가 아닌 댄 퀸(46)이라는 캐디에게 골프백을 맡긴다.
이유가 뭘까. 엘스는 지난 2009년부터 로버츠와 '전속'이 아닌 '준전속' 계약으로 바꿨다. 로버츠를 메인 캐디로 쓰되 파트타임 캐디를 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야구로 치면 하나의 포지션에 두 명을 번갈아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인 셈이다.
현재까지는 플래툰 시스템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침체했던 엘스는 2010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CA 챔피언십과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올해도 두 명의 캐디를 적절히 활용하며 PGA 투어에서 여섯 차례나 '톱10'에 입상했고 10년 만에 다시 메이저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로버츠는 이번 디 오픈을 앞두고도 일찌감치 영국으로 건너가 로열리덤&세인트앤스 골프장을 철저히 분석해놓았다.
엘스는 이번주 캐나다 오픈에 이어 다음달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PGA 챔피언십 때까지 파트타임 캐디인 퀸과 동반할 예정이다. 퀸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 출신으로 뛰어난 골프 실력을 갖춘 인물이다.
선수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수입을 올리는 캐디에게 경쟁을 유발시키는 플래툰 시스템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캐나다 오픈(총상금 520만달러)은 온타리오주 앤카스터의 해밀턴 골프장(파70.6,966야드)에서 열리며 엘스는 2주 연속 내셔널타이틀 대회(국가를 대표하는 대회) 우승을 노린다. 한국(계) 선수로는 위창수, 노승열, 강성훈, 존 허, 대니 리 등이 출전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