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 기업의 지분 34%를 보유한 손정의(손 마사요시ㆍ사진) 소프트뱅크 사장의 투자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알리바바와 같은 전세계 정보기술(IT) 업체 1,300여곳에 지분을 투자한 소프트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으로 1조엔(10조원)을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 IPO의 가장 큰 승리자는 창업자 마윈이 아닌 손 사장이 될 것"이라며 "알리바바의 IPO 덕분에 손 사장이 세계에서 가장 영리한 투자자 중 하나로 올라섰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 사장이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의 가치는 현재 5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가 14년 전 당시 무명의 포털사이트에 불과했던 알리바바의 주식을 매입할 때 처음 투자한 돈은 2,000만달러였으며 이후 투자규모를 1억달러까지 늘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IPO 후에도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IT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데 탁월해 '아시아의 워런 버핏'에 비유되고 있다. 소프트뱅크 측은 정기적으로 투자를 원하는 기업가들을 초청해 아이디어 설명회를 마련하는데 마윈이 이 자리에서 손 사장을 6분 만에 설득해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외에도 손 사장이 투자한 업체는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 커뮤니티 뉴스 서비스 버즈피드, 인터넷게임 제작사 징가와 겅호엔터테인먼트 등 1,300여곳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의 경영권을 220억달러에 인수해 화제에 올랐으며 200억달러를 차입해 독일 T-모바일의 지분 인수도 추진 중이다. 손 사장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손 사장이 여전히 스프린트와 T-모바일에 이은 엄청난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소프트뱅크는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연결결산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5.8% 증가한 1조853억엔을 기록해 사상 최초로 1조엔 고지를 밟았다고 밝혔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41.5% 증가한 5,270억엔을 나타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M&A가 성장을 이끌었다"며 실적호조가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윌컴 등의 자회사 편입에 힘입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자회사 편입에 따른 재평가 금액은 2,500억엔에 이른다.
손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소프트뱅크를 도요타를 넘어 압도적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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