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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청계천 공사 배울점 많아"
입력2004-08-22 18:11:12
수정
2004.08.22 18:11:12
조광권 시민委 부위원장 박사논문서 강조
"조선시대 청계천 공사 배울점 많아"
조광권 시민委 부위원장 박사논문서 강조
“조선시대 영조는 10년의 장고 끝에 청계천 준천(濬川)을 시작했고, 그 후에도 ‘어렵다(難)’는 한 글자로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전직 서울시 공무원이 조선시대 청계천 준천과 그 과정에서 나타난 위민사상을 살펴본 논문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논문을 쓴 주인공은 현재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광권(58ㆍ사진)씨. 조 씨는 지난 96년 서울시 교통국장, 공보관을 거쳐 은퇴한 후 2000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 입학, ‘청계천 준천(濬川)과정에 나타난 위민담론 분석’이라는 논문으로 최근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 씨는 “수십년 공무원 생활 끝에 공공행정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역사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어 학교 문을 다시 두드리게 됐다”며 “입학 당시 최고령자였지만 풍부한 현장 경험 덕분에 어린 동기들에게 밀리지 않았다”며 웃었다.
조 씨의 논문에 등장하는 인물은 세종과 영조. 논문에 따르면 세종은 ‘청계천을 깨끗하게 가꿔야 백성이 잘 살 수 있다’는 풍수학자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풍수는 미신’이라고 주장하는 유학자들의 반대에 밀려 청계천을 방치했다. 하지만 영조는 홍수 때마다 넘치는 청계천을 두고볼 수 없어 반대를 무릅쓰고 준천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도 백성의 생계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조 씨는 “영조는 절대적 권력을 가진 한 나라의 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청계천 문제에 접근하면서 민의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쳤고 민생을 최우선시 했다”며 “이런 자세는 오늘날 모든 행정가, 정치가들이 본받아야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씨는 또 “잘한다고 소문난 외국의 도시 행정가를 데려와도 우리 역사를 모르는 그들이 서울을 제대로 꾸려나갈 수 있겠느냐”며 “역사를 통해 배울 건 배우고 보존해야 할 건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시립대에서 행정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는 조 씨는 “앞으로는 현재 진행중인 청계천 복원과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분석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8-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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