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행 지니계수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통계수치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표본 수 자체가 너무 적은데다 불응률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준으로 산출한 새 지니계수는 0.353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욱이 통계청이 작성한 울프슨지수도 2012년 0.256으로 2011년(0.254)보다 높아져 '양극화 심화→중산층 몰락'이 되레 확대되고 있음을 뒷받침해 중산층이 살아나고 있다는 이번 진단과 상충되고 있다.
정부도 현행 지니계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보완을 위해 힘쓰고는 있다. 새 지니계수를 만들고 울프슨지수를 지니계수의 보조지표로 활용하는 것 등이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정부의 지니계수를 바로미터처럼 주장하는 것은 소득 불균형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 우리의 지니계수는 이자, 배당금, 임대료 수입 등 근로자외 가구의 재산소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과 거리가 먼 통계수치는 잘못된 현실진단과 정책적 오판을 유발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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