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자동차의 '신형 카니발'이 곧 미국 시장에 상륙한다. 8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카니발을 내세워 미국 미니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과 본격적인 판매경쟁을 벌인다는 전략이다.
10일 기아차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신형 카니발의 미국 수출을 시작해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것"이라며 "미국 미니밴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와 제대로 붙어보겠다"고 밝혔다.
카니발은 미국에서 '세도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1만7,512대가 팔렸던 세도나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7,079대로 60%나 급감했다. 구형 모델의 노후화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신차 대기 수요로 올 들어서는 월평균 판매량이 62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면 미국 미니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브랜드들은 판매량을 늘리며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실제로 혼다 '오디세이'는 지난해 판매량이 12만8,987대로 전년 대비 2% 상승했으며 도요타 '시에나'도 같은 기간 11만4,725대에서 12만1,117대로 6%가량 늘었다. 닛산 '퀘스트' 역시 올 1~7월 판매량이 7,156대로 기아 세도나보다 64% 이상 많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미국 내 미니밴 판매 하락세를 반전하는 것은 물론 일본 차들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형 카니발에 주어진 임무가 간단치 않은 셈이다. 미국은 국토면적이 넓은데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고객 특성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미니밴 시장으로 꼽힌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의 성능과 디자인이 경쟁 차종에 뒤지지 않는 만큼 맞춤형 제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실지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 카니발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도록 9인승과 11인승으로 출시됐지만 미국에서는 7·8인승으로 선보인다. 또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모든 차종이 디젤 아닌 가솔린으로 출시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넓어진 실내공간과 젊어진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3만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 차종과 비교해 1만달러 이상 저렴한 가격경쟁력으로 현지 미니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카니발은 6월 말 출시 이후 한달여 만에 누적 계약대수가 2만대를 돌파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뜨거운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