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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요원에게 '저 차를 빼주시면 된다'고 부탁하자 주차요원이 답했다. "아…. 페라리요?" 주차를 맡긴 차는 포르쉐의 '마칸'이었다. 주차요원이 이처럼 헷갈릴 만큼 포르쉐 '마칸'은 국내에선 아직 흔치 않다. 최근 나온 포르쉐의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시승해봤다. 많은 사람들의 '드림카'가 되기에 충분한 차다.
마칸은 전세계적인 포르쉐가 처음으로 내놓은 소형 SUV다. 그런데 막상 마칸을 마주한 첫인상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차 길이가 4,681㎜, 폭이 1,923㎜로 다른 소형 SUV에 비해선 상당히 큰 편이다. 상위 차종인 포르쉐 '카이엔(길이 4,846㎜, 폭 1,954㎜)'과도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은 전형적인 포르쉐다. 개구리 눈을 닮은 헤드램프와 곡선을 갖췄다. 그나마 '저렴하게(?)' 출시된 포르쉐 모델이지만 내부 디자인 역시 고급스럽다. 잡기 편한 스티어링 휠과 푹신한 시트, 널찍한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돼 있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넉넉히 앉기엔 모자라지만 자녀를 태우기엔 충분한 공간이다. 내비게이션은 국산인 '지니'다.
마칸은 국내에서 3.0 디젤, 3.0 가솔린 터보, 3.6 가솔린 터보 등 3종으로 출시됐다. 이 중에서 타 본 모델은 3.6 터보다. 제원표부터가 화려하다. 6기통 3.6ℓ 엔진이 내는 힘은 최고출력 400마력과 최대 토크 56.12㎏.m. 최고 속도는 시속 266㎞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6초에 불과하다
실제로 몰아보면 사실 시속 100㎞가 언제 지났는지 모를만큼 가볍고 빠르게 속도가 붙는다. 속도계를 들여다보면 어느새 시속 200㎞가 찍혀 있을 정도다. 보통의 자동차가 시속 100㎞에 도달할 시간에 마칸은 이미 시속 200㎞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네시아어로 '호랑이'를 뜻하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흔들림 없는 코너링과 믿음직한 제동력도 인상적이다.
ℓ당 7.2㎞인 마칸의 공인연비는 다소 아쉽다. 두어 시간 동안 자유로를 왕복한 후의 연비는 ℓ당 4.5㎞였다. 차 가격은 8,240만~1억7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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