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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프로스포츠, 다시 꿈을 심어라


프로스포츠계가 뒤숭숭하다. 축구와 남녀 배구에 이어 최고의 '국민스포츠'프로야구의 경기 조작 의혹까지 일고 있다.

급기야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를 사칭한 가짜 제보자가 등장해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일도 발생했다.

16일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팬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선수협회는 성명서에서 "만일 경기와 관련한 사기도박 행위가 있었고 선수들이 여기에 연루됐다면 관련자들을 엄벌할 수 있도록 검찰 수사와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각 구단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조작과 사기도박 행위를 한 회원이 있다면 영구 제명하는 등 최고의 징계를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승부 조작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을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스포츠 팬들의 허탈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스포츠계 전반의 침체에 대한 걱정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났겠느냐 마는 대다수의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극소수가 '검은 돈'에 매수돼 크나큰 실수를 저질렀지만 마치 독버섯 같은 승부 조작이 스포츠 전반에 만연돼 있다는 식의 막연한 추정은 경계해야 한다. 선의의 피해자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피해가 스포츠계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시즌 개막을 준비 중인 이대호(30) 선수는 "믿을 수가 없다.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라는 말로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하지만 독버섯의 확산력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선수들은 이번 사태를 스포츠맨십의 진정한 의미를 돌이켜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깨끗함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 가치가 없으며 그에 대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공고히 해야 한다. 스포츠는 선수들만의 승부의 세계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경기장은 어린이들의 교육현장이기도 하다.

31년 전 '꿈을 심는다'던 프로야구 출범 당시 슬로건을 뼈저리게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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