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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시즌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잇따라 '직무역량' 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취업준비생들이 비상 걸렸다. 지금까지 관련 자격증이나 스펙 쌓기에 집중해왔는데 '직무역량' 라는 새로운 기준이 등장해서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삼성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때부터 직무적성검사 GSAT(과거 SSAT)의 전 단계에 직무역량을 에세이로 서술하는 등 직무적합성 평가를 신설했다. 또 포스코와 롯데 등도 잇따라 직군별 직무지식을 면접과정에서 집중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직무역량 평가는 정부에서 개발한 국가능력표준(NCS)이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도입되는 것과 맞물려 '직무역량'을 갖춘 신입사원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은 직무역량 평가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를 놓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27일 취업 전문 포털 인크루트가 서울 마포구 서강대에서 개최한 하반기 채용설명회 '쇼미더취업'에서도 취준생들의 이 같은 분위기는 그대로 읽혔다. 모 대학 경영학과 4학년인 박모(29)군은 "직무역량을 위해 도대체 뭘 준비해야 하는지 몰라 설명회를 찾게 됐다"며 "지금까지 영어 점수, 자산관리사 자격증 등 스펙을 쌓기 위해 2년 넘게 투자했는데 전략을 또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난감해 했다.
정연승(25)씨는 "이전에는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가산점이 붙어 국제무역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1년가량 준비했다"며 "직무역량이라고 해도 기록으로 남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 스펙과 차이를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지원(25)씨는 "직무역량을 쌓느라 1년 정도를 더 인턴과 자격증 공부로 보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인크루트 측에서 조사해 발표한 올 하반기 기업(872곳) 채용계획에 따르면 대기업은 지난해보다 비슷한 1만 6,284명을, 중견기업은 26% 줄어든 1,200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서류면접 통과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직무역량 평가라는 새로운 변수를 안게 된 취준생들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37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에 사전신청한 500명의 학생 외에도 현장에서 번호표를 받으려는 학생이 길게 꼬리를 이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계단식 의자 옆 통로를 학생들이 가득 채우고 설명회장에도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문밖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설명회 중계를 지켜봤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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