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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김재연 출당… 진보당 깨지나

진보당 혁신비대위 비례대표 사퇴 거부자 4명 제명<br>구당권파 국회 항의 방문·회의 방해 등 격렬 저항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등 신당권파 지도부가 25일 국회에서 부정선거 논란에도 사퇴를 거부한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자의 출당을 결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손용석기자

이석기ㆍ김재연 통합진보당 19대 국회 당선자에 대한 출당(당헌ㆍ당규상 '제명') 조치가 25일 단행됐다. 이들을 지키기 위한 구당권파의 결사적인 저항은 하루 종일 계속됐다. 오전 당사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가장해 시위에 나섰고 오후에는 제명을 위한 회의가 진행된 국회에 몰려들어 회의를 방해했다.

강기갑 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성찰과 혁신의 행보를 주저하거나 포기한다면 단순한 정당 하나가 주저 앉는 게 아니라 진보정치 자체가 외면과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며 비례대표 사퇴 거부자에 대한 출당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혁신비대위는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순ㆍ황선 후보를 즉각 당기위원회(윤리위원회)에 제소해 가급적 일찍 출당 조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14일에 달하는 이의 신청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석기ㆍ김재연 당선자는 오는 30일 개원하는 19대 국회에 진보당 당적으로 우선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출당 조치가 완료된 후에도 이들은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하게 된다.

비대위 측은 당초 이들 4인을 제외한 10인에 대해 29일 일괄적으로 사퇴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비례 1번인 윤금순 당선자가 물러날 경우 사퇴를 거부한 조 후보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돼 이를 막기 위해 윤 당선자는 일당 등록 후 출당 조치가 마무리되면 사퇴서를 낼 방침이다.



예상대로 구당권파의 저항은 거셌다. 서울ㆍ경기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 측 지역위원장 30여명은 이날 오전 대방동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죄 없는 비례후보에 대해 출당 압박을 시도하는 건 단합을 깨고 정치검찰의 무분별한 마녀사냥식 공안탄압을 이롭게 할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자리에는 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ㆍ황선 후보가 참석했다. 이 당선자는 없었다. 이들은 마이크를 돌려가며 신상발언을 하고 중간중간 구호를 외치는 등 기자회견을 가장해 시위를 벌였다.

오후에는 국회에 몰려들었다. 안동섭 경기도당, 윤병태 경북도당, 윤민호 광주시당 위원장과 김미희 당선자 등은 회의 전 강 위원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혁신비대위의 출당 조치는 숙청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 때문에 회의는 20분가량 지연됐다.

강 위원장이 '출당 조치'를 시사하는 모두발언을 마친 뒤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도 김재연 당선자가 항의 방문하며 회의를 방해했다. 안동섭 위원장 등은 참관을 요구하며 회의장 안에 진입,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혁신비대위의 실제 출당 조치 집행은 수시간 동안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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