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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복수정답 인정] 수능 이번엔 바로 잡힐까

출제개선위 구성… EBS 연계율 재검토…

언론인·학부모 등 참여키로

내년 6월 모평 때 계획 반영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시스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수능 체제가 이번에는 제대로 바로잡힐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출제 오류를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수능 체제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출제 오류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다음달 중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평가원이 전담하는 수능 체제의 신뢰도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으면서 개선위원회가 일종의 '비상대책위원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을 외부 인사로 선임하고 교육계 인사뿐만 아니라 법조인·언론인·학부모 등 교육계 밖의 인사도 참여시켜 최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대책을 고민한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선임된 외부 인사가 어느 정도의 권한을 가지고 수능 체제 전반을 수술하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교육부에 따르면 위원회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출제·검토위원의 인적 구성과 교수·교사 비율 및 역할, 문항 출제·검토 절차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게 된다.

하지만 개선위에서 내놓은 대책이 절차상 보완에 그쳐서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출제진 교수·교사의 수평적인 의사소통 구조, EBS 연계율 재검토, 우수한 출제·검토진 확보를 비롯해 수능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조용기 평가원 수능시험본부장은 수능 시스템의 문제로 "우수한 출제진이 장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고 우수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꼽았다. 현재의 수능 출제 시스템은 출제진으로 정해진 교수와 교사가 한 달 가까이 합숙을 통해 문제를 출제하는 형태다. 장기적으로 현장에서 떨어져 있다 보니 이를 꺼리는 출제진도 상당수다. 이에 우수한 출제위원들이 장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학과 고등학교 측의 인력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 문제점에 지나지 않는다.



수능 변별력 상실에 책임이 있다고 지목된 EBS 연계율과 관련해서도 해법이 나오지 못한 상태다. EBS 연계는 사교육을 줄이고 학생들이 보다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입된 것이지만 70%의 연계율 자체는 과학적 근거 없이 급조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EBS 연계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EBS 연계 재검토 의견이 나오자 교육부에서는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석수 대학지원실장은 "EBS 연계 재검토까지는 아니다"라며 "수능 체제 전체를 내외부 전문가의 시각에서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도 수렴해 내년 3월 최종 개선안을 수립, 2016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실제 적용은 내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할 예정이다. 이날 교육부와 평가원은 앞으로의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해 '절대평가' 방식을 포함한 모든 방안을 염두에 두고 수능 체제 개편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이과 통합교육과정 출범과 연계한 '절대평가' 확대가 정부의 기본 방안이어서 변별력 문제가 되레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가원장이 수능 출제 오류와 관련해 사퇴한 경우는 2004학년도, 2008학년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수능 역사상 첫 출제 오류가 인정된 2004학년도 수능 때 이종승 당시 원장이 물러난 바 있다. 이 전 원장은 학원강사 출신 초빙교수를 수능 출제위원에 포함시킨 것이 드러나고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에서 복수정답 파문이 일어 임기 1년3개월 만에 사퇴했다. 이 원장의 사퇴를 계기로 교육부와 평가원은 문항과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후 4년 뒤인 2008학년도 수능에서 물리Ⅱ 11번 문항에 대한 출제 오류가 일자 당시 정강정 평가원장이 낙마했다. 정 전 평가원장은 당시 제4대 평가원장에 이어 재임에 성공해 제5대 원장의 임기를 이어갔으나 수능 성적 통보 후 복수정답을 인정하게 된 혼란을 야기한 책임을 지고 재임 1년 만에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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