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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온건파 집행부 탄생하나
입력2009-09-13 17:47:20
수정
2009.09.13 17:47:20
노조원 금속노조와 관계 변화등 요구 커지며<br>'중도 합리적' 성향 후보 2명 약진 두드러져<br>"강성노조 지지 표심 바뀌긴 힘들것" 분석도
"현대차 노조가 민주노총의 전위대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장 선거를 이틀 앞둔 13일 현대차 노조 내부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등에 업고 이번 선거에서는 역대 처음으로 '중도 합리' 성향의 온건파 집행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13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새 집행부 선거를 이틀 앞두고 총 4명의 출마 후보자 가운데 중도 합리를 내세우는 온건파 후보들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노조원들 사이에 금속노조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투쟁'보다는 '실리'를 앞세운 노조 집행부 탄생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진하는 현장노동자회(전현노)' 소속인 이경훈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기간 '금속노조와의 관계 재설정'을 강조하며 막판 지지세 결집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금속노조를 바꾸지 못하면 현대차 노조가 무너진다"거나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의 투쟁에 선봉에 서서 희생양만 됐다"면서 금속노조를 확 바꾸겠다는 요지의 비판적인 선거공약을 내걸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금속노조를 비롯, 민주나 투쟁을 외치던 노조 세력에 아무 불만도 드러내지 않고 함구해왔던 조합원의 속내를 겨냥해 금속노조와 짝퉁 민주를 바꾸자고 호소해 조합원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노조선거에서 이처럼 '중도 실리주의' 세력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은 올 들어 현대차 노조와 금속노조가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조에서는 올해 선거를 앞두고 사퇴의사를 밝혔던 현 노조 집행부가 현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을 상대로 한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또 산별노조 완성을 위해 금속노조의 지역지부 전환방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국의 현대차 정비 조합원이 한데 뭉쳐 조합비 납부를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역시 이 과정에서 신생 현장노동조직까지 잇따라 나서 금속노조 탈퇴를 주장하면서 금속노조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고조되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는 반 금속노조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실리 후보에게는 긍정적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반 금속노조 분위기가 적지 않은 이번 선거에서 2명의 실리 후보 쪽이 차지한 전체 득표수가 상대 측 후보보다 많다면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오는 18일 열리는 2차 선거에서는 실리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실리주의 후보의 당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회사가 어려울 때나 잘나갈 때나 강성 노조가 조합원을 지켜줄 것이라는 변함없는 논리를 근거로 강성 노조에 힘을 실었던 조합원의 표심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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